"나였으니 이 정도였지.
게다가 32억원 중 3분의 1은
갖다 준 것 받았을 뿐이야."
"불법 자금인 줄 몰랐어.
그리고 돈은 고스란히
책임자에게 전달했다구."
인권변호사로 이름 날렸던
여당의 선대위 본부장도,
깨끗한 정치 약속했던
사제(司祭) 출신 국회의원도
법정에선 이구동성(異口同聲)
네 탓이오, 네 탓이오.
"차떼기를 내가 시켰다니.
끝나고 보고만 받았을 뿐인데."
"내가 알아서 한 짓이라니.
시키는 대로 한 것뿐인데."
2002년 12월 야당엔
만원 지폐 가득한 상자가
넘쳐나서 둘 곳이 없었다던데
그때의 선대위원장도,
재정위원장도
법정에선 이구동성
네 탓이오, 네 탓이오.
113억8700만원+823억2000만원
1000억원 가까운 불법 선거자금
의원님들 만든 법에 따르면
누구에게도 추징할 수 없다지.
어디서도 들리지 않는,
국민들이 듣고 싶은 한 마디.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32억6000만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모금한 열린우리당 이상수 의원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10억원을 모금한 이재정 전 의원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한편 법원은 "정치자금법상 정당은 처벌 대상이 아니어서 당에 건네진 돈은 추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