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대선자금 비공개로 돌아선 속사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민자당이 대선자금 공개를 유보하기로 했다.
민자당은 당차원에서의 공개는 하지 않는대신 이를 검찰에 모두떠넘길 예정이다.
어차피 검찰조사에서 대선자금 지원문제가 나오게 될 것이고 그결과를 자연스럽게 지켜보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다.
민자당의 유보 방침은 끝도 없는 대선자금 공방에 끌려다닐 수없다는게 첫째 목적같다.당장의 공개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보는것이다.야당의 간단없는 공세로 인한 사태의 장기화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법적인 문제도 있다.검찰 수사발표이전 선거자금을 공개함으로써공연히 자금지원 시기에 대한 공방에 휘말릴 수 있다.야권이 『盧泰愚씨가 민자당을 탈당한 92년10월8일이후 돈을 받았다』고주장할 가능성을 읽고 있다.정치자금법상 공소시 효는 3년인데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명하다보면 이런저런 「불필요한」 정황설명이 필수적이다.
민자당은 그래서 잠시 여론의 화살을 받더라도 당장의 대선자금공개를 미루고 검찰발표 이후를 기약하는게 낫다고 판단한 모습이다.『정쟁의 빌미를 제공하거나 정쟁의 장기화를 일부러 조장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이런 판단은 민주계 공 통이다.민주계핵심인 김덕룡(金德龍)의원은 26일 아침 서울지역 의원 모임에서 고군분투하면서 대선자금 공개 문제에 대해 신중론을 편 것으로 알려진다.지금의 분위기로 보아 자칫 김종필(金鍾泌).김대중(金大中)두 총재뿐만 아니라 김영삼 (金泳三)대통령까지 3金청산의 분위기에 휩쓸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