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축구대표팀 버스 '딱지' 떼인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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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에 최근 교통위반 과태료 독촉장 세 통이 날아들었다. 한.일 월드컵 직후인 2002년 7월 초 대표팀 버스가 버스 전용차선을 위반하고도 돈을 안냈다는 통지였다.

대표팀 버스 운전기사 이모(39)씨는 1년여 전 처음 과태료 고지서를 받았을 때 몹시도 곤혹스러웠다. 대표팀 버스는 시내버스와 같은 대형버스. 다만 선수들의 편의를 위해 우등고속버스처럼 넓은 좌석을 설치한 28인승이었다. 문제는 서울시내 버스 전용차선 이용은 36인승부터 허용된다는 점이었다. 크기가 같아도 28인승인 대표팀 버스는 '규정상' 버스가 아니었다.

세 건 모두 마포구청 관할지역에서 적발된 것이었다. 문의한 결과 마포구청은 단속카메라에 잡혀도 외관이 버스면 그냥 넘어가는 다른 구청과는 달리 차적까지 조회해 몇인승인지 확인한다는 것.

서울 월드컵경기장이 마포구 상암동에 있기 때문에 대표팀 버스는 마포구를 피해갈 수가 없다.

버스 전용차선 위반에 따른 과태료는 5만~6만원. 벌점도 없고, 납부기한을 넘겨도 가산금이 없다. 그래서 이씨는 요즘 아무리 차가 밀려도 버스 전용차선을 알리는 파란선만은 꼭 피하되 과태료 납부는 더 미뤄 보기로 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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