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비자금 파문-비자금 사과 회견 시민들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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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자신의 비리를 참회하지 못하는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을 사법처리하라.』 27일 TV등을 통해 盧전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지켜본 국민들은 엄청난 비자금 규모에 충격을 받으면서도 정작 국민들이 알고 싶어하는 내용은 숨기고 「변죽」만 울렸다며분개하고 있다.
시민들은 『수천억원의 비자금이 모두 「성금」이었고 불우이웃등을 돕는데 썼다고 강변하는데서 盧씨의 후안무치가 그대로 드러났다』며 『비자금 사용처와 자신및 가족의 축재 내용,재산 해외도피 소문등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음으로써 또다시 국민들을 우롱했다』고 말했다.
특히 盧씨의 낙향설로 관심을 끌었던 대구시민들도 『알맹이 없는 변명으로 일관했을뿐 진정으로 뉘우치지 않았다』며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나 일부시민들은 『눈물을 흘리는 盧씨를 보면서 착잡한 심정이 든다』고 한가닥 동정을 보이며 『어찌됐든 민선 대통령인데 구속만이 능사인가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盧씨의 사과가 방송을 통해 생중계되던 이날 오전11시 전국의사무실등에선 손을 놓고 이를 지켜보았고,철도및 고속터미널등의 TV앞에만 시민들이 몰려있을뿐 시내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유재현(兪在賢.경실련사무총장)씨=대국민사과에서 「통치자금」「오랜 관행」운운하는 것은 불법을 합리화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발언이다.盧씨의 비자금 문제는 반드시 구속수사가 필요하다.
▶김태식(金泰植.서울대총학생회장)씨=盧씨는 비자금 조성경위와사용처등 전모를 밝히지 않은채 용서만을 구하는등 국민들을 우롱했다. ▶강종구(姜宗求.37.변호사)씨=비자금 조성의 정당성만말했을 뿐 조성경위나 사용용도에 대해 구체적 언급이 없었다.
법의 심판대에 세워 처벌해야 한다.
▶윤덕욱(尹德旭.38.대구 회사원)씨=여론의 비난을 모면해보자는 술수에 불과하다.92년 대선자금에 대해 한마디 언급이 없는 것은 수상하다.
▶강창주(姜昌周.28.회사원.서울잠원동)씨=비자금이 남았는데도 개인의 돈으로 빼돌린 경위와 스위스은행등에 예치된 것으로 알려진 부분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한혜정(韓惠晶.29.주부.서울상계동)씨=국민입장에서 이이상허탈함을 느낄 수는 없을 것이다.「돈낸 사람 안다치게 했으면 좋겠다」는 말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윤한봉(광주 민족미래연구소장)씨=전체적으로 「속죄」보다는 비자금 파문 확산 방지용이라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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