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92대선자금 공방 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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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여야간에 92년 대선자금 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의 비자금이 92년 선거때 어디로 얼마나 흘러들었는지를 놓고 4당간 이전투구가 치열하다.정치지도자의 도덕성이 걸려 있고,이는 바로 총선에서의 지지도로 이어질 것이 기 때문에각당의 기세가 자못 등등하다.
이 문제는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가 맨먼저 제기했다.김총재는 지난 21일 광주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지난 대통령 선거때 노태우씨로부터 1조원이 넘는 돈을 받아 선거자금으로 썼다』고 주장했다.이 문제는 이현우(李賢雨)씨 가 검찰에 출두,4,000억원비자금중 일부의 실체를 확인하면서 확대일로를걷기 시작했다.노 전대통령측도 간접적으로 『14대 대선 지원금을 밝힐 수도 있다』고 여권에 으름장을 놓기 시작했다.민자당의선택은 정공법이다.『사실관계가 입증 되면 시인하고 사과하겠다』는 것이다.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은 25일 『대선자금 때문에 6공비자금을 덮을 수 없다』고 한마디로 잘랐다.
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면 시인하고 사과하겠다는 초강경 대응방침도 정해졌다.현 정부 출범이후 기업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지않았다는 도덕적 자신감이 배경에 깔려 있다.
그러나 숨은 현안이 있다.연희동측이 법정비용 이상을 지원했다고 공개하고 나서면 상황은 묘해진다.당시 법정선거비용은 367억원이었고 민자당이 신고한 선거자금은 284억8,400만원이었다.그 이상을 선거때 지원했다고 하면 상황은 또 달라진다.
연희동이 이 부분에 대한 공을 쥐고 있는 동안 민자당은 김대중총재의 선거자금을 들고 나왔다.『김총재가 신고한 선거비용은 207억1,000만원인데 과연 그것만 썼느냐,선거 때 노전대통령 돈이 김총재에게도 흘러갔다』고 역공을 폈다.
민주당 이철(李哲)총무가 『여권 관계자를 만났더니 김대통령이받은 액수는 김대중총재가 받은 액수와 별 차이가 없다더라』고 거들면서 패싸움 양상으로 번졌다.민주당 다른 당직자는 『김총재가 받은 돈이 250억원일 것』이라고 구체적 액 수까지 제시했다. 국민회의는 이런 민주당을 『함께 대선을 치렀으면서 여당과같은 중상모략을 일삼고 있다』며 『소속을 똑바로 하라』고 비난했다. 장외에 있던 자민련은 25일 『민자당내 특정인사가 민주당에 미확인 정보를 흘리며 정계변혁을 꾀하고 있다』(고위당직자)고 국민회의를 응원하고 나섰다.사태는 점입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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