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국판 ‘이산가족 찾기’ 방송 시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지진이 가져다 준 상처와 불안감은 발생 7일째인 19일에도 계속 이어졌다. 전국적인 추모 행사가 중국 각 지역에서 벌어졌으며, 불안감에 잠을 못 이루는 청두(成都) 지역 주민들은 삼국시대 제갈량의 사당인 무후사(武侯祠)에 몰려가 안전을 기원하면서 잠을 청하는 현상도 벌어졌다.

◇전국이 추모 바람=베이징과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전역에서 열린 추모 행사는 지진 발생 당시의 시각인 오후 2시28분에 맞춰 진행됐다. 모든 차량은 운행을 중단했고 사이렌에 맞춰 3분 동안 희생자를 애도하는 묵념을 올리느라 13억 중국인들이 침묵했다.

같은 시간 중국의 당·정 최고지도부가 거주하는 중난하이(中南海) 화이런탕(懷仁堂) 앞에는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25명이 검은 양복을 입고 도열해 있었다. 이들은 검은 넥타이를 매고 왼쪽 가슴에는 흰색 조화를 달고 있었다. 지진 현장을 시찰했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도 미리 상경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중국 관영 방송인 중국중앙방송(CC-TV)은 지진 참사로 인해 생겨난 이산가족을 찾아주기 위한 방송을 시작했다. 지진 피해 소식과 구호 활동을 전하는 중간 중간에 ‘가족찾기 핫라인(尋親熱線)’이란 코너를 운영해 헤어진 가족을 서로 연결해 주고 있다.

◇‘지진 고아’ 돌보기 나서=중국 당국은 18일 잉슈(映秀)마을 출신의 고아 140명을 쓰촨성 청두시의 한 대학 캠퍼스에 수용하고 이들에게 식료품과 갈아입을 옷 등을 지급했다. 그러나 밤이면 부모를 찾으며 울부짖는 등 이들을 돌보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상태. 언론 등에서도 고아가 된 어린이들의 입양 문제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텐트촌 된 청두=여진이 계속되면서 거리에서 밤을 지새는 청두 시민이 늘고 있다. 18일 오전 광위안(廣元)시 서쪽 80㎞ 지점에서 규모 6.1의 강진이 발생해 청두에서도 진동을 느끼자 수천 명의 시민들이 대거 길거리로 나왔다. 청두 도심의 훙싱루(紅星路) 푸싱제(普行街)에도 텐트 수십 개가 늘어섰다. 12일 대지진 이후 17일 오후 8시까지 5210차례의 여진이 발생했다.

◇문화유적 피해 본격 조사=국가문물국은 20일부터 쓰촨과 충칭(重慶)·산시(陝西)·간쑤(甘肅) 등 일대의 문화유적 피해 조사에 나선다. 쓰촨성에만 국가보호급 문물 45점과 성(省) 단위 보호문물 59점이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대지진의 피해가 집중된 두장옌(都江堰)시에서는 2200여 년 전 전국시대에 건설된 농업용 대수로 유적이 파손됐다. 제갈량의 무후사도 일부 건물의 기둥이 부러졌으며 두보초당(杜甫草堂)의 건축물 10여 채가 붕괴됐다.

◇핵 시설은 안전=쓰촨성 주변의 핵 시설은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명보(明報)는 19일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마젠(馬健) 작전부 부부장의 말을 인용해 “지진 피해지역인 몐양(綿陽)에 있는 공정물리연구원 등 핵시설이 모두 무사하다”고 보도했다. 공정물리연구원은 중국의 원자탄과 수소폭탄을 연구·개발해 온 곳으로 원자로가 설치돼 있다.

청두(쓰촨)=장세정 특파원, 하현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