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씨 비자금 파문-사채시장도 開店휴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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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비자금의 충격이 금융및 자금 시장에 일파만파(一波萬波)의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채시장=사채업자들이 밀집돼 있는 서울 명동.신사동.신촌.
신설동 일대는 개점휴업 상태를 보이고 있다.이미 밝혀진 액수 외에 어딘가 숨겨져 있을지 모를 비자금을 추적하다 보면 사채시장까지 불똥이 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개인사업을 하는 이모(33)씨는 23일 갑자기 들어온 350만원짜리 가계수표를 막을 길이 없어 명동을 찾았다.사채시장에서가계수표를 끊고 500만원을 꾸려했으나 업자를 만날 수 없었다. 사채업자들은 『비자금이 사채시장으로 들어온 흔적이 없지만 전주들이 만약의 사태를 우려해 돈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비자금사건 때문에 영업에 지장이 초래됐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뭉칫돈 빠질까 걱정 ◇은행권=한국은행은 이번 사건으로 모처럼 안정기에 접어든 자금시장이 흔들리는등 경제가 나빠질까 우려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아직 경제가 동요되는 움직임은 나타나고 있지않지만 이번 파문이 오래 가 금융기관에서 계속 뭉칫돈이 빠져나가고 기업들이 정치 문제에 휘말리다 보면 경제가 흔들리고,하강국면에 들어선 경기가 급속도로 위축될 수도 있 다』고 말했다.
◇제2금융권=『중앙투금에도 비자금이 있다』는 민주당 이철(李哲)의원의 발언을 중앙투금은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간간이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걸려왔을 뿐 자금의 이동은 아직 눈에 띄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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