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생각하는우리교육>자율학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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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식 정보화시대는 개인학습의 자율성을 강조한다.내용보다 방법을 터득시켜 개인이 자신에게 필요한 지식을 찾고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말이다.이는 교육개혁에서 강조하는 평생학습사회로 나가기 위한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율적 학습태도를 길러주려면 학습경험을 어려서부터 연계적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요즘 서점가 아동책 코너나 도서관 어린이 코너에서 어린이들이교사나 부모를 따라와 책 구경도 하고 책 읽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교과서.학습지등으로 타율적으로 가르쳐온 우리의 교육관에 조금씩 자율성을 길러줄 여지가 생기는 것 같아 매우 반갑다.학습의 자율성은 어려서부터 집이나 교육기관에서 책에 대한 경이와흥미를 느끼게 하는 것부터 시작한다.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 하게되고 필요로 하게되는 과정은 남보다 빨리 글을 깨치고 산술에조금 앞선 것보다 더 중요하다.
또 자신의 흥미를 따라 책을 찾아보는 자율감과 자유는 어린이들의 학습경험을 윤택하게 한다.다양한 아이디어 세계에 접하며 폭이 넓어지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지식과 학습에 대한 경직성이 암암리에 깨지는 것도 물론이다.
교육이 선진화된 나라들은 이러한 교육 경험을 학교와 가정.도서관등 사회교육기관에서 연계적으로 제공한다.
한두살 때부터 부모들이 「잠자리시간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보편화돼 있고 조금 자라 유아원이나 유치원에 들어가면 근처의 도서관 을 방문케 한다.책도 선택하게 할 뿐 아니라 도서관에서의 행동등 기본예절,도서관리등도 가르친다.물론 어린이가 알기쉽게 도서관 내부구조와 도서 안내가 돼 있다.어린이들이 도서관과책에 익숙해지며 자라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국민학교에서는 저학년때는 독서위주의 도서관을 이용하는 부담없는 숙제를 내준다.고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점차 도서를 사용하는 공부와 숙제가 나오게 되는데 이때를 위해 저학년때부터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회화 시키는 것이다.사회교육과 학교 교육이 상호보완적으로 맞물려 있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준비가 어느정도 된 학생들이면 고등학교에서 다양한 자료를 참고해 자율적으로 학습할수 있게 된다.교과서위주의 기계적 암기교육과는 거리가 멀다.교사들 역할 역시 지식전달자에서 보다 확대된 전문성을 확보하고 학생 중심의 교육을 할 수 있게 된다.이같이 학습개념에 변화가 올때 학습사회의 형성이 가능할 것이다.
이런 방향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학교내에서 뿐아니라 사회전반의 교육자원과 인프라가 동시에 발전돼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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