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1년 만에 선발 수비실책으로 V 날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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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LA 다저스 선발 투수로 나선 박찬호가 공을 던지고 있다. [애너하임 AFP=연합뉴스]

“4회를 끝내고 마운드를 넘겨 팀 승리에 도움이 된 것이 기쁘다.”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선발 투수로 나선 감동이 경기가 끝난 뒤에도 가시지 않은 듯했다. 박찬호(35)는 동료 실책으로 아쉽게 선발승을 놓쳤지만 환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박찬호가 1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인터리그 경기에 선발 등판, 4이닝 동안 피안타 3개에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

2001년 10월 6일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 이후 6년7개월 만에 다저스 선발투수로 나선 경기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로 나선 것은 뉴욕 메츠 시절이던 지난해 5월 플로리다전 이후 1년 만이다.

박찬호는 최고 구속 154㎞의 직구와 메이저리그 100승 투수다운 노련한 완급 조절로 에인절스 타자를 요리해 나갔다. 하지만 승리 투수의 영광은 다음 기회로 넘겨야 했다.

4회 말이 아쉬웠다. 박찬호는 1사 1·3루에서 케이시 코츠먼을 1루 앞 땅볼로 유도했지만 다저스 1루수 제임스 로니가 송구 실책을 범해 첫 실점했고, 후속타자 메이서 이스투리스의 1루 땅볼 때 추가 실점했다. 박찬호는 후속 타자에게 안타와 볼넷을 허용해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에릭 아이바를 2루 땅볼로 처리한 뒤 4회를 끝냈다.

4-2로 앞선 상황이었지만 다저스 코칭스태프는 4회에만 37개의 공을 던진 박찬호를 빼고 5회부터 좌완 궈훙즈를 등판시켰다.

박찬호는 “1이닝을 더 던지고 싶었지만 릭 허니컷 투수코치가 교체하겠다고 말했고, 손가락에 물집이 잡힌 것을 느껴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에인절스타디움(애너하임)=장윤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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