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해킹방어대회서 2전3기 우승 ‘메이킹’의 삼총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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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제5회 해킹방어대회에서 우승한 메이킹팀. 왼쪽부터 박두해, 구사무엘, 심진식씨.

국내 해킹계에 새로운 고수가 탄생했다. 13일 막을 내린 ‘제5회 해킹방어대회’의 우승팀인 ‘메이킹(mayking)’이 그 주인공이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이 연 이 대회에서 메이킹팀은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팀장인 박두해(26)씨는 “3회 대회부터 참가했지만 우승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메이킹은 금융보안연구원에 근무하는 박씨가 게임 솔루션업체 ‘쿼드디멘션스’ 보안팀의 심진식(27)씨, 대학생 구사무엘(19·건국대 1년)씨와 함께 만든 팀이다. 박씨와 심씨는 가톨릭대 해킹동아리 친구이고, 구씨는 2년 전부터 인터넷 해킹그룹 ‘널앳루트(NULL@ROOT)’에서 박씨와 함께 활동해 왔다. 메이킹은 173개 팀(522명)이 참가한 예선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본선에선 12개 팀(44명)이 우승을 다퉜다.

세 사람은 예선 일주일 전부터 틈틈이 만나 예상문제를 뽑고 해결하는 연습을 했다. 대회 시작과 함께 주어지는 5개의 문제를 정해진 시간 안에 가장 완벽하게 풀어야 승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시스템의 취약점을 찾는 문제와 인터넷 해킹을 통해 운영석에 전화를 거는 문제 등이 주어졌다. 심씨는 “대회 종료 30분 전까지만 해도 우승은 물 건너간 줄 알았다”고 말했다. 본선 내내 1위 자리를 지킨 잼스(JAMS)팀이 워낙 막강했기 때문이다.

해커는 일반의 인식과 달리 사이버 보안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이다. 해커들 사이에서도 기술을 악용해 범죄를 저지르 는 ‘크래커’들은 경계의 대상이다. 국내외 주요 사이트의 보안시스템을 뚫고 들어가 취약점을 찾고 보완책까지 알려주는 것이 선의의 해커들이 주로 하는 일. 심씨는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해커에 대한 인식이 낮아 실력 있는 친구마저 ‘전공’과 전혀 상관없는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박씨는 “국내 금융권에 대한 무차별한 해킹 등 최근 잇따라 터지고 있는 사이버 보안 사건은 우리 기업이 눈에 보는 서비스에만 신경 쓸 뿐 정말 중요한 보안문제에 얼마나 무지 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해커에 대한 처우가 개선돼야 사이버 세상의 안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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