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엘류호 몰디브전 '맞춤' 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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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1일 독일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몰디브전을 앞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25일 파주 트레이닝센터(NFC)에 모였다. 운동장에는 두 종류의 낯선 기구가 놓여 있었다. 받침대가 달린 길이 2m, 높이 30㎝가량의 두터운 판자와 두 개의 축구공을 매단 높이 3m가량의 장대. 맞춤 훈련을 위해 움베르투 코엘류(사진) 감독이 주문 제작한 것이었다.

코엘류 감독은 그간 세밀한 패스를 선수들에게 요구했다. 하지만 패스의 강약과 타이밍은 코엘류 감독의 기대를 비껴갔다. 또 지난달 체력 측정 결과 선수들의 체공시간은 길지만 정확한 헤딩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두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코엘류 감독이 이 기구들을 훈련에 도입한 것이다.

코엘류 감독은 훈련이 시작된 뒤 판자를 골문 앞에 놓고, 선수들에게 판자를 향해 패스한 뒤 튀어나온 공을 논스톱으로 슛하도록 지시했다. 코엘류 감독은 "자신이 패스한 공의 반동을 선수들이 직접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처음 접하는 훈련에 적응하지 못해 허둥대는 모습이었다. 이관우(대전)는 "타이밍을 맞추는 게 어려웠지만 정확한 패스를 위해 공에 집중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공을 매단 장대는 선수들이 정점에서 헤딩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장치. 헤딩의 타이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다.

코엘류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을 맡고 있을 때도 이런 기구들을 사용해 선수들의 단점을 보완했다"며 "국가대표팀 외에 각급 대표팀들도 이번에 제작한 기구를 많이 사용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훈련은 몰디브전 소집선수 20명 중 해외파(설기현.이영표.송종국.차두리)와 올림픽팀(조병국.김두현), 그리고 이날 처음으로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상무팀과 연습경기를 치른 FC 서울 선수(이을용.박요셉) 등 8명이 빠진 가운데 진행됐다. 안정환(요코하마)과 김남일(전남)은 "몰디브가 약체지만 지난해처럼 안이하게 경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말했다. 코엘류 감독은 "몰디브가 밀집수비로 나올 것"이라며 "정확하고 빠른 패스, 측면 돌파로 돌파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7일까지 파주NFC에서 훈련한 뒤 28일 몰디브로 향하며, 해외파는 29일 현지에서 합류한다.

파주=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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