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펀드 수수료 인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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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수수료 인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래에셋이 온라인 전용 펀드로 불길을 댕기면서다.

미래에셋 금융그룹의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은 다음주부터 수수료를 연 0.38% 이하로 낮춘 온라인 전용 ‘인덱스로(Index 路)’시리즈 펀드 13개를 판매한다고 15일 밝혔다. 지금까지 대부분 온라인 펀드 수수료는 0.5~2%로 판매 창구에서 파는 오프라인펀드와 큰 차이가 없었다. 1억원을 투자한다면 연간 수수료를 20만~120만원가량 아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인덱스로 시리즈는 창구에서 팔 때는 0.7~1.5%를 받던 판매 수수료를 0.1%까지 낮추고 운용 수수료도 0.2%로 확 낮춰 총 수수료율을 끌어내렸다. 특히 코스피200 지수를 따르는 코리아펀드는 연 0.36%까지 낮췄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류경식 마케팅본부장은 “해외에는 판매수수료가 전혀 없는 펀드도 나오고 있다”며 “투자자의 펀드 선택 폭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펀드 종류도 다양화하고 수수료도 대폭 낮췄다”고 말했다. 인덱스로 시리즈는 한국과 중국·브라질·러시아 등 신흥시장과 미국·유럽 같은 선진시장의 대표 지수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들로 구성됐다.

또 인프라와 은행·금·친환경 섹터 등 펀드 유형도 기존 온라인 펀드에 비해 많이 다양해졌다는 평가다.

가장 규모가 큰 미래에셋이 적극적으로 수수료 인하에 나섬에 따라 펀드 업계의 수수료 인하 경쟁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 이계웅 차장은 “인터넷이든 은행 창구든 어디서든 쉽게 펀드에 가입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자들이 수수료에 대해 더 민감해지고 있다”며 “다른 운용사들도 (미래에셋의 수수료 인하를)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덱스 펀드부터 시작했지만 일반 주식형 펀드로 수수료 인하가 확산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많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펀드 애널리스트는 “온라인 전용펀드도 처음에는 인덱스 펀드에서 시작해 주식형으로 확대됐다”며 “인하 경쟁이 일단 시작된 만큼 인덱스 펀드에서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간 자산운용사들은 수수료 수익 감소를 우려하는 판매사들의 눈치를 보느라 수수료 인하에 소극적이었다. 판매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온라인 전용 펀드도 수수료는 은행·증권사 창구에서 파는 펀드와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초 1000억원대였던 온라인 전용펀드 설정액은 올 들어 8300억원대로 늘어났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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