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충격적인 지하수오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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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서울시 지하수의 대부분이 마시는 물로는 부적합하고,일부는 허드렛물로도 쓸 수 없다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결과(어제중앙일보 23면)가 지하수오염의 충격적인 실태를 말해준다.10년전만 해도 지하 50정도의 물은 마실만 했으나 이제는 100밑의 물도 마실 수 없게 된 것이다.서울시가 이렇다면 다른 대도시나 공단지역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지하수가 이렇듯 해가 갈수록 오염되고 있는 것은 지하수에대한 영향을 거의 고려하지 않는 주택건설및 공장건설과 함부로 버리는 생활하수및 폐수,그리고 마구잡이식 관정(管井)과 지하수개발에 그 원인이 있다.이런 다양하고 복합적인 오염 원인에 적절히 대처해 지하수를 보호하려면 종합적인 관리체제를 갖춰야 옳다.그러나 현재 지하수관리업무는 환경.건설교통.내무.농림수산부에 나뉘어 있고 공조체제는 없는 형편이다.
또 도시개발이나 공장건설때 마땅히 있어야 할 지하수및 지질영향평가는 거의 실시하고 있지 않으며,생활하수나 유독성 폐수가 마구 버려지고,쓰레기매립장의 침출수가 지하로 스며드는데도 전혀손도 쓰지 않고 있다.그뿐인가.식용수.생활용수. 농업용수 개발을 위한 지하수개발에는 오염의 위험이 뒤따르게 마련인데도 법에는 신고만 하면 개발이 가능하게 돼 있다.지하수 오염의 통로가되는 폐공(廢孔)만도 전국에 무려 30만개에 이른다고 한다.
정부는 우선 지하수가 식수로는 물론,허드렛물로도 쓸 수 없음을 널리 계몽해야 한다.그리고 지하수개발을 최소한 현재의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꿔야 한다.선진국들은 10년전부터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지하수개발을 일체 금지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방치된 폐공부터 막고,생활하수와 폐수를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지하수관리행정도 일원화해야 한다.이대로 두면 10년안에 지하수는 모두 폐수가 된다는게 학자들의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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