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眞景인물화 작가21명 60여작품 전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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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우리 고유문화의 절정기는 여러 방법으로 재볼 수 있다.
미술에서의 절정기 문화수준을 가늠해 볼수 있는 큰 규모의 「진경(眞景)시대 인물화전」이 열리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29일까지 간송미술관에서 감상할수 있는 이 전시회는 우리 미술사에서 중국의 영향을 벗어나 고유의 자주적인 화풍을 선보이고활짝 꽃피운 시기,즉 진경시대(18세기) 주요 작가 21명의 작품 60여점을 집대성해 이 시기 인물화의 변화 를 한자리에서비교. 감상할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진경산수화속에 조선인의 모습을 담아내 진경시대 인물화의 기틀을 닦은 겸재 정선(謙齋 鄭敾)을 비롯,인물풍속화의 기틀을 마련한 관아재 조영석(觀我齋 趙榮石),대상인물의 정신까지도 그림에 담아낸다는 의미에서 초상전신(肖像傳神)이라 했 던 인물화를최고의 수준으로 끌어 올린 불염재 김희겸(不染齋 金喜謙)과 화재 변상벽(和齋 卞相璧)등의 작품이 한자리에서 전시되고 있다.
진경시대를 마무리짓는 단원 김홍도(檀園 金弘道).혜원 신윤복(蕙園 申潤福).긍재 김득신(兢齋 金得臣)등의 작품까지 진경시대의 특징을 돌아볼 수 있는 주요 작품들이 망라돼 있다.
이들은 초상전신과 풍속화에서 철저하게 조선고유의 의관(衣冠)차림 인물을 묘사하고 중국 그림에서 기괴하게 나타나는 도사나 신선까지도 조선인의 모습으로 담아내 보다 우리들에게 친근한 이웃의 얼굴로 환원시킨 것이 특징.
중국 신선중 하나인 동방삭이 복숭아를 훔치는 모습을 그린 단원의 「낭원투도(랑苑偸桃)」,겸재의 「노자출관(老子出關)」등은그러한 특징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와함께 진경시대 중반 조선화단의 자주적인 움직임과는 상반되는 작품활동을 폈던 현재 심사정(玄齋 沈師正).표암 강세황(豹菴 姜世晃)등 사대부화가들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고 있어 양쪽을대비해 볼 수 있게 기획돼 있다.
이들은 조선 고유색보다 명(明)문화의 본격적 계승에 치중,산수.인물표현에서 중국풍을 강조한 경향을 보인 인물들이다.
또 이번 전시회에는 진경시대 초기작품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영조때 도승지 이이장(李彛章)의 초상전신도 처음 공개되고 있다.762-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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