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피랍.인질 사건-과거사건 특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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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4일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현대전자연수단 인질사건은 한국인 해외 피랍.인질사건중 관광객으로선 첫 케이스라는 점에서 더 충격적이다.
그동안 해외에서 피랍된 사람은 현지의 건설근로자들이 대부분.
피랍장소도 내전에 휩싸이거나 반군활동이 왕성했던 중동과 필리핀이 주무대였다.
때문에 이번 사건은 러시아등 옛 공산권이 체제붕괴 이후 치안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는등 해외 어디를 가도 안전지대가 없다는점을 일깨워준다.
해외에서의 한국인 피랍사건이 본격화된 것은 78년1월 필리핀에서 있었던 박화춘(朴華春)씨 납치사건부터.당시 민다나오섬에서반정부 회교단체인 모로민족해방전선(MNLF)에 납치돼 16일만에 석방된 박씨 사건 이후 한국인 대상 납치사건 10여건이 중동.동남아에서 꼬리를 물었다.
특히 건설업체의 해외진출이 붐을 이루면서 한국인 근로자들은 진출지역내 반정부 게릴라단체의 정치 인질과 몸값 대상이 돼왔다. 79년 필리핀 MNLF의 한일(韓逸)개발근로자 신필호(申弼浩)씨 납치,85년 이라크 쿠르드반군의 정우개발근로자 양재석(梁在石)씨등 납치,86년 필리핀 신인민군(NPA)의 한일개발 근로자 박종수(朴鍾守)씨 납치등은 대표적인 예들이다 .86년 1월 레바논 무장괴한에 의한 도재승(都在承) 주레바논 한국대사관 2등서기관 피랍은 첫 외교관 피랍사건으로 일대 파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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