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변수를 주목하라'.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호남 공천자들에게 최근 '무소속 경보'가 발령됐다. 민주당의 공천 난맥상으로 인해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민주당을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박준영 전 청와대 대변인(전남 장흥-영암), 최인기 전 행자부 장관(전남 나주-화순),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전남 순천) 등이 대표적 인물들이다.
여기에 구해우 전 SK글로벌 상무(광주 동구), 고재유 전 광주시장(광주 광산) 등 정치권에 처음 뛰어든 지역 명망가들도 무소속 출마로 마음을 정했다. 박주선 의원(전남 고흥-보성)도 무소속으로 옥중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래저래 경쟁력이 검증된 무소속 출마 예상자들이 10여명에 이른다. 호남 전체 지역구(31곳)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들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25일 광주의 한 호텔에서 '무소속 연대'를 공식 출범키로 했다. 구해우 전 상무는 "호남 민심을 둘로 가른 열린우리당, 한나라당과 합당 운운하는 민주당 모두 진정한 호남의 대변자가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 출마자는 "최근 탄핵 후폭풍으로 '호남=민주당'이란 오랜 등식이 깨져버린 데다 민주당의 호남 물갈이가 0%인 현실에 민심이 등을 돌리고 있다"며 "무소속 연대가 민주당보다 더 많은 당선자를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이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는 점을 적극 앞세우며 민심을 파고 든다는 전략이어서 기존 정당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또 민주당의 수도권 공천자들이 당 내분 사태에 반발해 탈당할 경우 이들과도 적극 연대한다는 계획까지 세워두고 있어 무소속 바람의 확산 여부가 주목된다.
박신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