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모터 기술개발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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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자석도 코일도 필요없는 「초음파모터」에 관한 기술개발이 국내외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초음파모터는 압력을 가하면 전기를 발생하는 압전(壓電)물질의원리를 거꾸로 적용,전기를 가할 때 발생하는 진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꾸는 장치로 초소형이라는 장점때문에 주로 전자.정밀제품의모터용으로 쓰이고 있다.
이 모터의 최초개발은 지난 70년대 옛소련에서 이뤄졌으나 현재는 미국.일본을 중심으로 활발한 기술개발이 이뤄져 이미 산업계에 응용되고 있는 상태며 일본의 경우 90년 이후 연간 2천여건의 관련특허가 출원될 정도로 엄청난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그동안 출원된 관련특허가 단 9건에 불과할 정도로 미개척상태지만 지난 93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김현재(金賢在)박사팀이 국내 최초로 시제품개발에 성공한 이후관심이 높아져 삼성전기.LG전자부품에서도 이를 추진 중에 있다. 기술의 핵심은 『진동을 어떻게 회전운동으로 바꾸는가』인데압전체 자체의 진동은 직선운동이지만압전체가 진동하는 순서를 부위별로 바꿔줌으로써 이를 비틀림(또는 타원형)진동으로 변화시키면 압전체 자체는 회전하지 않지만 여기에 부착되는 장치(로터)에서는 회전운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림참조〉 아이들의 놀이기구인 훌라후프를 예로 들면 아이들의 허리는 원형으로 움직이지 않고 이리저리 불규칙하게 비틀림운동만을 하지만 훌라후프는 원형으로 도는 이치와 같은 것이다.이와함께 이 모터는 소형인데다 소음과 열발생이 거의 없다는 것이특징이다.현재 사용되고 있는 분야로는 카메라의 렌즈를 자동으로돌려주는 자동카메라의 자동초점장치,몸속에 들어가서 렌즈의 방향을 이리저리 바꿔야 하는 내시경(內視鏡),복사기.프린터에서 종이를 밀어내고 잡아당기는 역할을 하는 이송장치 ,초소형 캠코더나 카세트의 테이프 회전장치등이며 갈수록 사용처가 확대될 전망이다. 아울러 초소형 로봇의 동력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연구도 외국에서 활발히 벌어지고 있는데,국내에선 현재 김박사가 로봇의관절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초음파모터의 후속연구를 진행중에 있다. 특허청 전기과의 조재신(趙在新)심사관은 이와관련,『21세기에는 웬만한 소형제품에는 초음파모터가 활용될 전망이지만 이 분야의 국내특허출원은 외국업체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태』라며 『특히 이 기술은 갈수록 소형화되는 전자제품의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국내업체들의 분발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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