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연습장 "스파 7박스" 지성호 지배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지성호(池成湖.61)씨는 주위에서 행복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많이 듣는다.내색은 잘 안하지만 스스로도 행복해 한다.
환갑을 넘은 나이에도 자신의 취미를 다시 직업으로 얻어 제2의 인생을 구가하는 흔치 않은 사람중 하나기 때문이다.그래선지그의 얼굴에는 항상 미소가 감돌고 여간해서는 화를 내지 않는다. 그의 직책은 서울영등포구양평동에 있는 신설 스포츠센터 「스파7박스」골프사업부 지배인이자 수석 레슨프로다.
스파7박스 골프연습장을 경영하고 레슨프로들의 관리를 맡고 있다.배운 지 1년쯤 지난 골프초보자를 대상으로 직접 레슨을 하기도 한다.
그는 이 자리를 지난 4월 공개경쟁을 통해 맡았다.고령에도 불구하고 골프사업부의 지배인으로 발탁된 것은 물론 실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그의 골프실력은 아마추어골프대회에서 우승하던 한창 때는 「언더」수준이었다.나이가 든 지금도 필드에 나가면 평균 75~80타는 유지한다.
『아직 프로골퍼와 시합을 해도 몇타만 접어 주면 겨룰만 하다』고 기염을 토한다.
그의 이력을 보면 골프레슨프로와는 거리가 멀다.그는 서울법대출신이다.졸업하던 해인 58년 농업은행(현 농협)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신탁은행(현 서울은행).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기관에 22년간 몸담았다.그러나 취미로 배운 골프가 그 의 인생행로를크게 바꿔놓았다.
그가 골프에 처음 접한 것은 73년 신탁은행(현 서울은행)청량리지점 차장으로 있을 때였다.
그는 『이때부터 골프가 취향에 맞다는 것을 느꼈다』며 『1년간 기본기를 배우고 대전 유성CC에서 처음으로 필드에 나간 후1년2개월만에 싱글수준이 됐다』고 말했다.
80년 직장생활을 끝낸 뒤 자영업을 하면서 그가 가진 꿈은 「제대로 된」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는 것이었다.그래서 87년 자비로 1년간 일본에 골프연수를 가기도 했다.
그러나 쉽지 않았던 골프연습장의 운영은 환갑이 넘은 나이에 결국 성사됐다.물론 자신의 골프연습장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돼 하는 것이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는 『지금 위치에 온 것은 무척 골프를 사랑하는 「골프매니어」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통상 무엇인가에 미쳐 있는매니어들은 자신의 배경.위치마저 무시하는데 그런 사람인 셈이다. 그의 골프사랑은 가족들에게까지 전파됐다.약사인 부인과 이제는 모두 장성한 1남2녀가 그의 훌륭한 골프 파트너다.
그는 『스파7박스의 골프연습장을 국내 최고로 만들고 기력이 다할 때까지 골프채를 놓지 않을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