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DJ에 화해 손짓-총선이후 長期구상 담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가 7일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와 민주당공동대표에게 연(鳶)을 띄웠다.『한번 만나서 협력해야 한다.항상 문은 열어놓고 있다』는 야권연대의 연이다.
마침 자민련은 이달초 양김(兩金)씨간에 가열됐던 「보수 원조공방」을 자제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金총재의 이날 발언은 공방에 불을 지핀 당사자로서 결자해지(結者解之)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김종필총재의 이번 제의는 화해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것으로 보인다.15대 총선이후에는 여소야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내각제를 다시 강조했다.다분히 총선 이후 차기 정권을 겨냥한 장기구상을 담고 있는 제의다.
국민회의와 민주당도 일단 『환영한다』고 화답했다.15대 총선이 내년 4월로 다가온 시점에서 만약 공조가 이루어진다면 향후정국운영에 돌풍이 될 수도 있다.
두 金씨는 지난 6.27 지방선거 때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협력해 민자당의 참패를 이끌었다.
그러나 선거 이후 국민회의가 출범하고 김대중총재의 독주가 시작되면서 미묘한 갈등 양상을 보여왔다.
지난달 국민회의 최낙도(崔洛道)의원 석방요구동의안 처리에서 보여준 일시적인 야권단합은 오히려 예외적인 사례다.
김종필총재의 색깔논쟁도 사실 김대중총재가 이처럼 내각제에서 대통령중심제로 선회하는듯한 자세에서 촉발된 것이다.
김대중총재의 대권 구상은 양김중심의 정국 재편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김종필총재는 야권 공조와 내각제를 다시 던짐으로써 김대중총재에게 새로운 선택을 요구한 셈이다.
김대중총재가 이런 김종필총재의 제의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부 대여(對與)공세에 협력하는데 그칠 수도 있고,의례적인 회동으로 그칠 수도 있다.
박지원(朴智元)국민회의대변인이 7일 5.18특별법 문제를 꺼낸 것도 그런 분위기를 감지케 한다.
그러나 김대중총재도 그리 쉽게 김종필총재가 내민 손을 떨쳐버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필총재는 내년 총선 결과를 여소야대로 전망했다.『내년 얘기를 하면 귀신이 웃는다고 말들을 하겠지만 분명히 여소야대가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국민회의가 1백석이상인 1백10~1백20석을 장담하고 있고 자민련 역시 50석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여기에 민주당이 가세하면 과반수를 넘어 개헌선인 의석의 3분의2까지도 가능하다는 계산인 듯 하다.
또 이를 위해 연합공천도 상상해볼 수 있다.지방선거에서 일부보여줬듯 수도.강원권과 대구.경북권등에서 단일후보를 내는 것이다. 두 金씨로서는 설령 다른 길을 간다고 하더라도 협력하는듯한 제스처를 보여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반면 두 金씨는 내심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김종필총재도 金대통령의 선례를 따르는 것이 집권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두 金씨는 자신들끼리 접근하는 것이 金대통령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일단 두 金씨의 회동은 향후 정국에 수많은 변화를 내포한 새 변수가 될 것이 틀림없다.
〈鄭善九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