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은 엽록소분해 "결정체"-특정색소 생성 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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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만산홍엽(萬山紅葉).단풍이 금수강산을 색색으로 수놓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단풍의 색깔이 고운 곳으로 이름나 있다.
단풍이란 식물중에서도 특히 활엽수의 녹색잎이 빨강.노랑.갈색등으로 곱게 변하는 현상으로 색깔이 수종(樹種)에 따라 다르다.이것은 식물체마다 각 색깔을 띠는 색소의 함량이 서로 다르기때문이다.
단풍나무처럼 잎이 빨갛게 물드는 것은 가을철 기온이 급랭함에따라 잎속의 엽록소인 클로로필이 분해된 뒤 아미노산이 축적돼 붉은 색소인 안토시안 계통의 색소생성을 더욱 촉진,이 색소가 많이 남기 때문이다.
또 은행나무처럼 잎이 노랗게 물드는 것은 클로로필이 분해된뒤노랑색을 띠는 카로티노이드 색소에 속하는 크산토필이,밤나무처럼잎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은 타닌성 물질중 갈색을 띠는 카테콜계통의 색소가 다량 생성돼 남기 때문이다.
단풍이 드는 것은 우선 클로로필의 변화부터다.클로로필은 잎의기공(氣孔)을 통해 들어오는 이산화탄소와 뿌리를 통해 올라오는물과 햇빛을 이용해 영양분인 탄수화물을 만들어내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가을철 최저기온이 섭씨 7~10도 정도로 떨어지고 일교차가 10도 이상 커지며 습도가 40~50% 정도로 낮아지는 맑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 잎자루 기부에 떨켜가 생겨 잎에서 만들어진 탄수화물 등이 줄기로 이행하지 못하게 된다.이렇게 되면 클로로필은 기능이 다해 분해가 시작되며 이 클로로필의강력한 녹색에 가렸던 각 색소들이 서서히 나타나 단풍이 들게되는 것이다.
단풍의 색깔은 기온.일조량중 자외선량.습도.공해물질 등에 크게 영향을 받는데 우리나라의 단풍이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것은 바로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도움말:서울대 생물학과 金俊鎬교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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