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내전 끝이 안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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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2년간 테러와 보복의 악순환을 거듭해온 스리랑카 민족 분규가 최근 들어 끝이 보이지 않는 유혈사태로 치닫고 있다.
지난 1~3일 사흘간 타밀族 반군단체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에 대한 정부군의 대대적 공세로 희생된 인명만 3백여명.
83년 이후 다수족인 싱할리族과 북부 자프나반도를 근거로 분리독립투쟁을 벌이고 있는 소수 타밀族간의 피비린내 나는 내전으로민간인을 포함,5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해 11월 찬드리카 쿠마라퉁가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오랜 내전으로 얼룩진 스리랑카에 평화를 정착시켜마비상태에 이른 정치.경제를 되살리겠다는 공약 때문이었다.그러나 내전 종식을 위한 쿠마라퉁가(여)대통령의 시 도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평화협상 재개결과 쿠마라퉁가 대통령은 올해 1월 역사적인 휴전을 이끌어냈지만 반군측이 정부군 해군함정에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불과 3개월여만에 전투가 재개됐다.LTTE가 휴전 기간을단지 전력 보강을 위한 호기로 이용했다는 안팎의 비난에 직면한쿠마라퉁가 대통령은 7월초 8년만에 최대 규모의 반군 소탕작전을 전개,맞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스리랑카의 비극은 19세기 스리랑카를 점령한 영국이 茶생산을위해 인도남부로부터 힌두교도인 타밀族을 집단이주시킨후 우대정책을 쓰면서 비롯됐다.이후 불교도이자 전체인구의 75%를 차지하는 싱할리族이 집권,타밀族에 대한 차별통치를 본 격화하면서 유혈 내전의 불씨를 당긴 것이다.
〈申藝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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