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흉물된 '약령시 상징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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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령시 상징문이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돼 있다. [조문규 기자]

4백년 전통의 대구 약전골목을 돋보이게 하려는 상징문 건립이 일부 상인의 반대로 1년째 법정다툼중이다. 중구 남성로 약전골목의 동편 입구에는 1층 높이의 철제 빔과 콘크리트 타설 기둥이 앙상한 골조를 드러낸 채 방치돼 있다.

이 구조물은 약령시 동문으로 작년 2월 착공됐으나 인근 가게 2곳에서 공사중지가처분신청을 내면서 1년이 넘도록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법원은 작년 4월 일단 가처분신청을 기각했으나 9월 이를 다시 받아들여 현재 소송이 진행중이다.

약령시 동문은 4억여원의 예산으로 도로 양쪽에 기둥을 세워 10m 높이의 일주문 형태로 세워질 계획이다. 이 사업은 국.시비가 지원되는 약령시 현대화사업의 하나로 약령시 서문은 2002년 5월 별다른 마찰없이 완공됐다.

건립을 반대하는 상인들은 구조물이 너무 커 가게가 가려지고 통행이 불편하다는 점을 든다.

인근 한약방 주인 박병훈(67)씨는 "당초 계획보다 문의 위치가 약전골목으로 더 들어선 데다 지붕 면적만 30여평 정도여서 가게 건물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또 "가게 앞에 주차도 할 수 없게 돼 임대도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약령시보존위 측은 "약령시의 전성기를 되찾자는 뜻에서 시작된 사업인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부환(62)약령시보존위 이사장은 "즉흥적으로 추진한 것이 아니라 상인들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 조사를 거쳐 결정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표면화되지는 않고 있지만 종교적인 문제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보존위의 한 관계자는 "반대하는 상인들은 문 형태(일주문)가 특정 종교를 상징한다고 주장하지만 예로부터 집이나 서원.향교 입구에도 이같은 문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재판 결과를 봐서 공사 계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올해 약령시축제때는 공사가 중단된 구조물을 가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기환 기자 4백년 전통의 대구 약전골목을 돋보이게 하려는 상징문 건립이 일부 상인의 반대로 1년째 법정다툼중이다. 중구 남성로 약전골목의 동편 입구에는 1층 높이의 철제 빔과 콘크리트 타설 기둥이 앙상한 골조를 드러낸 채 방치돼 있다.

이 구조물은 약령시 동문으로 작년 2월 착공됐으나 인근 가게 2곳에서 공사중지가처분신청을 내면서 1년이 넘도록 공사가 중단되고 있다.

법원은 작년 4월 일단 가처분신청을 기각했으나 9월 이를 다시 받아들여 현재 소송이 진행중이다.

약령시 동문은 4억여원의 예산으로 도로 양쪽에 기둥을 세워 10m 높이의 일주문 형태로 세워질 계획이다. 이 사업은 국.시비가 지원되는 약령시 현대화사업의 하나로 약령시 서문은 2002년 5월 별다른 마찰없이 완공됐다.

건립을 반대하는 상인들은 구조물이 너무 커 가게가 가려지고 통행이 불편하다는 점을 든다.

인근 한약방 주인 박병훈(67)씨는 "당초 계획보다 문의 위치가 약전골목으로 더 들어선 데다 지붕 면적만 30여평 정도여서 가게 건물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또 "가게 앞에 주차도 할 수 없게 돼 임대도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약령시보존위 측은 "약령시의 전성기를 되찾자는 뜻에서 시작된 사업인만큼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부환(62)약령시보존위 이사장은 "즉흥적으로 추진한 것이 아니라 상인들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 조사를 거쳐 결정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표면화되지는 않고 있지만 종교적인 문제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보존위의 한 관계자는 "반대하는 상인들은 문 형태(일주문)가 특정 종교를 상징한다고 주장하지만 예로부터 집이나 서원.향교 입구에도 이같은 문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재판 결과를 봐서 공사 계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올해 약령시축제때는 공사가 중단된 구조물을 가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기환 기자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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