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녀 5명 동반 음독…자살사이트서 만난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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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경기도 수원시 모텔에 투숙한 20대 남녀 5명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 남부경찰서는 23일 이들이 독극물을 마시고 동반자살한 것으로 잠정 결론짓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부검을 의뢰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들이 만나게 된 경위와 자살 동기를 캐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은 숨진 宋모(20.여.미용사.서울 광진구)씨가 지난해 12월 신경쇠약 증세를 보여 입원치료를 받다 지난 1월 퇴원했으며, 함께 숨진 李모(29.서울 노원구)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나 이들이 신병을 비관해 자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또 숨진 李모(29.서울 노원구)씨의 가방에서 '나의 생을 마감한다. 엄마.누나.할머니에게 죄송하다'는 글이 적힌 대학노트와 함께 숨진 閔모(20.광주 북구)씨 주머니에서 지난 12일 1만7000원을 주고 독극물을 구입한 간이세금계산서를 찾아냈다.

경찰은 숨진 5명이 멀리 떨어져 살아온 데다 유서가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인터넷 자살사이트에서 만나 동반 자살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이들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과 인터넷 ID를 추적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카드빚에 시달리다 동반 자살했을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숨진 5명의 시체는 지난 22일 오후 10시55분쯤 수원시 권선동 B모텔에서 발견됐다.

수원=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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