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영투자기관 테마섹 국민銀 지분 인수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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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국영투자기관인 테마섹 홀딩스가 국민은행 지분 9%(약 1조3400억원)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FT는 "최근 아시아 각국 은행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테마섹이 한국 은행업에 진출하기 위해 국민은행 지분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비즈니스 타임스도 이날 "테마섹은 지분 인수뿐 아니라 국민은행의 한국투자증권.대한투자증권 인수 작업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국민은행의 한 고위 임원을 인용해 "국민은행은 지분 매각이나 테마섹을 포함한 전략적 파트너, 단기 투자자 물색 등 모든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테마섹이 인수를 검토 중인 국민은행 지분은 은행 측이 지난해 12월 정부로부터 자사주로 매입한 과거 정부지분 2742만주. 테마섹은 지난해 10월 국민은행과 공동으로 인도네시아 BII은행을 인수할 때부터 국민은행 지분 인수를 위한 논의를 해왔다고 FT는 전했다.

지분 매각이 성사될 경우 테마섹은 한국 금융시장 투자를 늘릴 수 있고, 국민은행은 경영권을 위협하지 않는 우호적인 투자자를 얻게 되는 이점이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다이와증권 서울지점의 이창희 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은 지분매각을 통해 한투.대투 인수를 위한 자금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은행 노조는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이 지분을 자신과 친분이 있는 인도네시아 은행에 매각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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