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사람 사진 공모전' 4월 수상작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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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의 출품작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심사에 어려움을 참 많이 격습니다. '일하는 사람 사진공모전'은 뭔가 '거창한 작품'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사진들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고나 할까요. 작품성을 너무 의식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일하는 당신의 모습이 아름답습니다'라는 구호에 걸맞게 일상 속 소박한 노동의 즐거움이 묻어 나는 사진이면 됩니다.

4월에는 참 좋은 사진들이 많이 출품됐습니다. 1등은 전병찬 님의 '장인...'(▶작품보기)이 차지했습니다. 짚신을 짜는 장인에게서 프로의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요즘 보기 힘든 장면이기도 합니다. 광선과 배경 처리가 잘돼 물을 뿜어내는 장면이 생생하게 잘 살아있습니다. 구도도 완벽합니다. 촛점이 선명치 않은것이 흠이라면 흠입니다.

김창수 님의 '복사꽃과 여심'(▶작품보기)은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듯 합니다. 산등성이로 이어지는 분홍색 복사꽃의 물결과 마을 입구로 이어지는 구불구불한 길이 만들어 내는 선이 미학적으로 배치 돼 있습니다. 1등작품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는데 아쉽습니다.

황승해 님은 매번 좋은 작품을 출품합니다만 늘 본선에서 아슬아슬하게 떨어지곤 했습니다. '이발기를 든 스님'(▶작품보기)은 머리를 깎는 스님과 동자승의 표정이 아주 재미있게 표현됐습니다. 다만 '일하는 사람 사진전'이라는 주제에 좀 떨어진 듯한 느낌을 줍니다.

김종현 님의 '봄 튀어오르다'(▶작품보기)도 순간포착이 좋습니다. 그러나 너무 단순한 구도가 사진의 보는맛을 떨어뜨립니다.

김평 님의 '삶이란'(▶작품보기)은 파키스탄 노동자의 고단한 삶을 물그림자를 이용해 표현했습니다. 좋은 작품입니다. 그런데 사진을 180도로 뒤집어서 냈군요. 보는 사람을 위한 배려같습니다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이 작품 역시 '노동의 즐거움'을 주제로하는 사진전의 주제에 좀 동떨어진 느낌을 줍니다. 김을석 님의 '90세를 바라보는 노모를 모시며'(▶작품보기)는 연작사진으로 보입니다. 해녀가족의 이야기 입니다. 뜻은 좋습니다만 사진적인 표현방법이 좀 아쉽습니다. 사진은 사진으로 말해야 합니다.

'일하는 사람 사진 공모전'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 바랍니다.

주기중 영상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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