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와 객석] 美 현대무용 최고봉 '파슨스' 來韓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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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정과 도발의 몸짓으로 관객의 상상력을 무너뜨리는 파슨스 댄스 컴퍼니. 그들의 안무에는 ‘인간’이 녹아있다.

이들의 광고에는 세 마디가 쓰였다.'섹시(Sexy)''위티(Witty)''파워풀(Powerful)'. 말 그대로다. 이들의 춤은 어떤 선정적인 몸짓보다 섹시하고, 웬만한 코미디보다 위트가 넘치고, 몰아치는 폭풍보다 역동적이다.

미국 현대무용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파슨스 댄스 컴퍼니'가 25~27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연다.

1987년에 창단된 파슨스 댄스 컴퍼니는 지금껏 1000회가 넘는 공연을 소화했다. 모두 10명의 전문 무용수로 꾸려져 있고, 가지고 있는 레퍼토리만 60개가 넘는다. 매년 미국 전역과 지구촌 곳곳을 돌며 공연을 올리는 세계적인 무용단이다. 밀레니엄을 맞이하던 새해 전날에는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서 24시간 마라톤 공연을 펼쳤다. 수십만명의 해외 시청자들이 TV를 통해 그들의 공연을 지켜보기도 했다.

파슨스 댄스 컴퍼니의 창설자는 데이비드 파슨스. 열네살 때부터 자신의 안무를 창작했던 천재적인 안무가다. 그의 안무는 추상적이지도, 난해하지도 않다. 오히려 눈에 착착 들어오는 쉬운 몸동작으로 무용을 만든다. 대단한 기교로 관객을 휘어잡기보다는 절제에서 빚어지는 여운으로 객석을 때린다. 그들의 춤은 세련되고 드라마틱하다. 그러면서도 그 속에는 '인간'이 새록새록 숨쉬고 있다.

이번 공연에선 파슨스 댄스 컴퍼니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스윙 시프트(Swing Shift)'와 '코트(Caught)'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코트'는 '무용수들이 공중에 떠있는 순간을 무용에서 표현할 수 없을까'라는 데이비드 파슨스의 아이디어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마치 사진을 찍은 듯한 정지 영상이 돋보인다. 초연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네명의 멤버들이 번갈아가며 무대에 올리고 있다.

25~26일은 파슨스 댄스 컴퍼니의 단독 공연, 27일에는 한국이 낳은 여성 앙상블 안트리오와 합동 공연을 연다. 무용과 음악이 하모니를 자아낸다. 02-751-9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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