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군 60돌’ 대한민국 국방력] ‘현존 최고’ F - 22냐 ‘자주국방’ KFX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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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군의 과제이자 고민은 차세대 전투기다. 현재 한국군의 최상위 주력기는 21대의 추가 도입이 결정된 F-15K와 이미 도입된 KF-16이다. 이들 기종은 현재로선 나무랄 데 없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공군이 보유한 전투기 500여 대에는 노후 기종인 F-4, F-5 전투기가 300대 가까이 있다. 이들 기종은 부품 구하기조차 어려워 공군 내 전문 인력이 쇠를 갈아서 일부 부품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이들 노후 전투기를 교체해야 한다는 데는 인식이 분명하다. 그런데 미 공군의 F-22와 같은 최신 기종을 사들일지, 아니면 대대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로 국내에서 제작할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당초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선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KFX) 사업으로 국내 개발을 염두에 뒀다. 노무현 정부에선 자주국방 논리도 작용했다. 그러나 경제성과 가능성이 논란이 됐다. 군이 희망하는 스텔스 기능까지 갖춘 전투기를 개발할 수 있겠는가라는 의문이다. 또 해외 판로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10조원가량이 들게 될 이 사업이 그만큼 효과를 볼 수 있느냐는 반론도 나온다.

이 때문에 군 일각에선 미군이 개발한 F-22에 관심을 갖는다. 록히드마틴사가 제작한 F-22는 현존 전투기 중 ‘최고’를 목표로 제작됐다. 스텔스 기능은 물론 탁월한 레이더 탐지와 공중 전투 기능을 갖췄다. 군 관계자는 “2006년 미군이 알래스카에서 실시한 기동훈련에서 F-22는 한 대도 떨어지지 않고 F-15, F-16 등 144대를 가상 격추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당 가격이 2000억원이나 해 미국 내에서도 예산을 고려하는 국방부와 최고를 원하는 공군이 도입 대수를 놓고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게다가 미 의회는 지난해 7월 일본의 F-22 구매 요청에 대해 “해외판매는 물론 정보 제공조차 금지한다”고 선을 그었다.

군 당국에선 그래서 F-22의 동생 격인 F-35를 구입하자는 대안도 나온다. F-35가 어느 정도의 스텔스 기능은 갖춘 데다 공중전·지상전 능력도 골고루 갖췄다는 것이다. 대당 600억원 정도여서 가격 경쟁력도 있다. 미국의 F-35 개발에 공동참여했던 이탈리아·호주·터키도 미측에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차세대 전투기는 결국 기술력과 돈의 문제”라며 “국내 파급 효과와 개발 또는 도입 비용, 공군 전력 제고 등을 두루 검토해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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