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값 뛰자 ‘사막의 배’ 낙타 다시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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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인도에서 자동차와 트랙터 등 현대적 교통수단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던 ‘사막의 배’ 낙타가 고유가 덕분에 새삼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최근 10년간 낙타 수는 과거의 절반 이하인 45만 마리까지 줄었다. 그러다 트랙터 등으로 사막을 건너던 농부들이 비싼 기름 값을 대기 힘들어지면서 다시 낙타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 서부의 사막지대인 라자스탄주 농부들은 최근 트랙터 대신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건너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그 결과 낙타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건강한 수컷 낙타 한 마리는 4만 루피(약 1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2년 전만해도 염소 가격과 비슷한 5000~1만 루피면 살 수 있었다. 값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트랙터 한 대 가격이 최소 16만 루피 이상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담 없는 가격이다. 여기에 초기 구입 비용을 제외하면 연료비가 들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목초지 등 낙타의 먹잇감이 꾸준히 사라지고 있어 낙타의 부활에 장애가 되고 있다. 낙타들은 충분한 영양을 얻을 수 없게 돼 출산율이 떨어지거나 질병에도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낙타는 예로부터 가축화돼 이동이나 노역 수단으로 이용돼 왔다. 젖은 음료, 고기는 식용, 털은 직물용으로 이용되는 등 사막에선 꼭 있어야 할 동물로 꼽혀 왔다. 인도에서 수컷은 운반용, 암컷은 식용으로 쓰인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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