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회의원평가>중앙일보 "의원평가" 의미자문교수좌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中央日報는 의원 평가 작업이 객관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전문가들의 자문을 얻었다.前한국정치학회장인 김호진(金浩鎭)고려대 노동대학원장과 차기 한국정치학회장인 신정현(申正鉉)경희대 정경대학장,이정복(李正馥.정치학)서울대교수와 국회 전문가 들의 도움을받았다.의원 평가가 마무리된 뒤 이들의 좌담을 통해 의정 활동평가를 종합 정리하고 개선 방향을 모색했다.
▲金교수=우리 정치는 그동안 통합선거법.국회법 개정등 제도적인 측면에서 많은 개혁이 이뤄졌습니다.그러나 의원들이나 정치인행태,자질의 낙후성이 제도개혁의 취지를 못살리고 있지요.제도에맞게 정치인의 의식과 태도도 변해야 합니다.이 번 中央日報의 작업은 그런 점에서 정치인의 활동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자극을 주고 계도하는 의미가 큽니다.
▲申교수=정치인은 의회활동이 중심이 돼야 합니다.의원들에 대한 의정활동평가는 정치인의 행태를 바꿔놓고 이는 국민들에게 이익으로 돌아갑니다.
▲李교수=신문의 기능은 대안제시보다 감시와 비판기능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우리 언론은 여태껏 행정부에 대한 감시는 일정부분 제 역할을 했습니다.반면 입법부에 대한 감시활동은 약했던게 사실입니다.
권위주의 정치체제아래서 입법부는 억압을 받는 약자 입장이어서한국 언론 속성상 감시기능이 미약할 수밖에 없었습니다.이제 한국정치가 민주화의 방향으로 가는 시점에서 의회도 제 역할이 강조되고 있습니다.따라서 中央日報가 지난해에 이어 국회의원들에 대한 감시작업을 했다는 것은 획기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金교수=선진국의 경우 의정활동이 국민에게 직접 투영됩니다.
반면 우리 의원들은 홍보용 활동만 국민들에게 전달합니다.
中央日報의 평가작업은 의정의 투명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유용합니다.특히 여야의원 모두 개개인 활동의 보장보다는 정당에 귀속돼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바른 판단을 제공하는 의미가 있습니다.정당활동까지도 자극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申교수=이 평가가 의정활동을 촉진하는 것은 물론 유권자들의투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얼마나 객관적으로 평가하느냐가 핵심입니다.평가를 통해유권자들의 선택기준이 될수도 있으므로 조심스럽게 해야합니다.내년에는 평가모 델을 더 정교하게 개발해 객관성을 높여야지요.
▲李교수=6共이후 우리나라에 형식민주주의가 복원되고 문민정부도 탄생됐습니다.그러나 우리 국회는 미국식도 유럽식도 아닌 어정쩡한 형태입니다.미국식은 행정부를 견제하고 정책제안이 활발합니다.영국등 유럽은 정당차원의 활동이 활발합니다.
민주화는 됐으나 의회활동에는 문제가 많습니다.민주정치가 되려면 의회가 단순한 거수기 노릇에서 개인의 주장을 당당히 제시하는 형태로 변해야 합니다.이를 위해 이 평가 작업은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현장을 직접 뛰는 정치부기자들이 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申교수=특히 정치인의 활동을 1년이란 장기간을 단위로 해 평가했다는 점도 좋습니다.
▲金교수=그렇죠.언론이 의정활동을 매일매일 보도하지만 그 시점에서 보도가치가 있는 것만 다룰 수밖에 없잖아요.그러니 객관적이고 전체적인 분석은 한계가 있고 부분만 알려지는 수가 많습니다.게다가 뉴스기준에 맞추다보니 인기 발언.돌출 행동이 주로보도되는게 현실입니다.이런 상황에서 전체를 분석해 제시했다는데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申교수=이제 문제점도 짚어볼까요.의정활동을 계량화로만 평가하는게 옳은가하는 의문이 있습니다.계량화의 한계도 인정해야 합니다.정치력이나 지도력에서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가 민자당 탈당해 자민련을 창당한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그게 우리 정치 발전에 긍정적이냐하는 문제와는 별개일 수 있습니다.특히 의원들을 상대로 한 설문은 정파에 따라 객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때문에 내년에는 국회 전문위원.정치부기자등으로 설문조사대상을 늘리는 것이 검토돼야 합 니다.
▲李교수=국민들은 여러가지 열거된 평가항목중에서 뭐가 중요한지 모를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합니다.의회의 기능은 무엇보다 3권분립체제에서 정부에 대한 감시활동이 제일 중요합니다.둘째는 정책활동이고 사회통합기능도 중요합니다■물론 선거구활동이나대표성은 말할 것도 없고요.이런 의회역할별로 묶어 우선 순위를정해 비중에 따라 처리한다면 계량화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수있다고 봅니다.
▲金교수=1년간 2백99명 의원들의 활동을 심층분석해 질적차원에서 평가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작업입니다.그리고 질적평가는주관적이 돼 객관성을 못살릴 위험이 큽니다.中央日報가 채택한 계량화 방식이 객관성은 높여주리라 봅니다.
▲申교수=의정활동중 국민의사를 반영하는 정도등 지역주민과의 관계를 분석하는 부분은 조금 부족한 것 같습니다.
또 국회의장단이나 총무단.상임위원장등은 제도적으로 의정활동에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 이를 별도 평가하는 문제도 고려해야 합니다.
정당별.교섭단체별 평가문제도 생각해봐야 합니다.야당이나 초선의원들은 적극적이나 여당의 중진의원들은 활동이 부진한게 보통입니다.이는 정당내 구조와 운영상 문제들입니다.
▲李교수=박은태(朴恩台)의원을 보니 상임위에서 발언을 많이 했던데 이권과 연계된 측면이라는게 부각이 안되는게 문제입니다.
이런점들이 계량화의 한계입니다.물론 이런 문제점들은 평가작업을계속해나가며 풀어야합니다.
▲金교수=의원 개인의 자질이나 품성평가도 해야한다고 봅니다.
도덕성에 대한 평가도 연구해볼만 합니다.
▲申교수=동감입니다.뿐만 아니라 평가작업의 목적성에 있어 정치발전이란 목표와 관련해 의정활동 방향도 제시돼야 합니다.즉 바람직한 국회상은 무엇인데 지금은 이렇다는 식으로 명시돼야 합니다. ***질적 측면 보완 필요 ▲李교수=계량화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나 질과 양 모두를 감안해야 합니다.특히 질적평가가 양을 보완해야 합니다.그런 의미에서 정당별 평가가 나와야합니다.발언도 당에서 결정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정치는 개인이 하는게 아닙니 다.그러므로 파편화 되는 것보다 당별로 분석할 때 영향력이 큽니다.
▲金교수=의원 개인의 의정활동이 활발하다고해 바람직한가 하는문제도 생각해봐야 합니다.의정활동이 자율적이냐,국가이익을 생각했느냐,당리당략이냐,아니면 당 고위층 눈치보기냐등이 충실히 반영돼야 합니다.
▲李교수=「선거구형 의원」이냐「국가이익형 의원」이냐도 평가했으면 합니다.선거구민을 위한 활동이 국가 이익과 충돌할 경우 의원들의 판단에 따라 의정활동에 많은 차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申교수=어쨌든 이 작업은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합니다.
▲李교수=이런 평가작업을 다른 영역으로 확대하는 것은 어떨까요.예를 들어 입법부뿐 아니라 사법부.정부기관등으로 확대시켜 나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정리=朴泳秀.朴承熙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