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죄 '슬픈 베아트리체'

중앙일보

입력

'신드롬'이 될 만큼 스탕달의 마음을 빼앗은 작품은 귀도 레니(Guido Reni)의 베아트리체 첸치(Beatrice Cenci)라고 합니다. 슬픈 눈이 인상적인 이 두건의 소녀에게는 아픈 사연이 있답니다.

16세기 로마 귀족 프란체스코 첸치의 딸 베아트리체.

너무나 아름다웠던 베아트리체는 그 아름다움으로 인해 아버지에게 순결을 잃었다. 그녀의 나이 14세.

그녀는 성을 탈출했고 같이 학대를 당하던 계모와 남동생은 아버지를 살해한 후 사고로 위장, 시체를 발코니에 던졌다. 하지만 사건은 밝혀지고 그녀 역시 공범으로 잡혔다. 시의 공무원들은 이들의 행위를 정당방위라고 주장했지만, 교황 클레멘스 8세는 사면을 거부하고 처형을 명했다.

산타 크로체 교회 앞 광장에서 거행된 그녀의 처형식에는 절세의 미녀를 보기위한 구경꾼들이 모여들었고, 귀도 레니는 단두대로 오르기 직전의 그녀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이후 스탕달은 그 그림을 보고 한 눈에 반한 나머지 『첸치 일가족』 이란 글을 썼다고 전해진다. 국민가수 조용필씨의 '슬픈 베아트리체'라는 곡도 이 사연을 모티브로 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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