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봅시다>총선 불출마 선언 나웅배 의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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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다음 번에는 출마하고 싶지 않다』는 국회의원의 말은 노처녀가『시집가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과 똑같다는 얘기가 있다.
그만큼 의원들은 또 한차례의 당선,특히 지역구당선에 강한 집착을 갖는다.
그런 점에서 16일 나웅배(羅雄培)통일부총리의 지구당 위원장사퇴(정계은퇴)는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그는 60을 갓 넘은지금 인생경력의 반쪽을 지탱하던 의원직을 포기한다는 선언을 한것이다.그의 辯은 무엇일까.
-왜 사퇴했습니까.
『새로운 개혁과 변화의 시대에 훌륭한 후진들에게 물려주는 것이 시대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내나이 벌써 환갑.진갑 다 지났습니다.지금 나는 담담합니다.오래전에 결심했어요.약간 아쉽기는 하지만 잘 결정했다고 봅니다.물러나기엔 지금이 가 장 좋은 시기 아닌가요.』 -14대 총선때 김민석(金民錫)씨에 고전,내년총선에서 당선 가능성에 대한 우려때문에 사퇴했다는 얘기도 있는데요(그는 92년 14대 총선에서 운동권 출신이자 30대인 야당의 김민석(현재 국민회의)씨에게 2백59표차로 신승(辛勝)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후임자에게 자리잡을 시간을 줘야겠기에 지금 사퇴한 겁니다.지구당 위원장일을 하면서 통일부총리 업무를 감당하기도 벅차고요.』 -羅부총리가 지역구 의원활동에 여러가지 회의를 느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유권자들의 성원에도 불구하고 지역구를 위해 봉사하지 못했을뿐이죠.』(그는 이 부분에 대해 자세한 답을 피했다.대신 측근의 얘기를 들었다.『지역구의원은 대부분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기위해 결혼식.상가에 찾아가거나 화환을 보내야 한다 .羅부총리는이런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았던 것같다.또 지역구민이 부탁하는 인사청탁등도 성격상 싫어했고 이 때문에 고민했다』).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는 언제 얘기했습니까.
『지난2월 통일부총리에 취임한뒤 4월 처음 꺼냈습니다.그때는별 말씀이 없었어요.그후 몇차례 더 얘기했더니 대통령께서 「그러면 부총리뜻대로 하라」고 하셨고 얼마전 정식으로 보고드렸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을 하고 싶습니까.
『기회가 허용하는 한 통일부총리 업무에 전념해 미력이나마 산적해 있는 남북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그 이후는 그때 가서 생각해봐야죠.』 〈鄭善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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