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부국 외교관을 모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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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한국 주재 중남미·아프리카·중동 지역 외교관들이 29일 울산에 집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나이지리아·카자흐스탄 등 자원이 풍부한 24개국 공관에서 26명이 왔다. 이들은 이날 울산 현대중공업 플랜트 공장을 견학하고, 미래포럼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들을 이곳으로 불러모은 것은 한국플랜트산업협회. 자원개발에 한창인 이들 국가에 한국의 플랜트 기술을 선보이고 수주 기회를 잡기 위한 판촉 마당이다.

현대중공업의 플랜트 생산시설을 돌아보는 외교관들의 반응은 감탄 일색이었다. “한국의 기술이 대단하다”는 찬사도 여기저기서 나왔다. “한국 기업의 플랜트 건설 기술과 우리나라의 석유·광물 개발사업을 접목하면 윈-윈(win-win)이 될 것”(알레한드로 몬투파르 주한 과테말라 일등서기관 겸 영사), “고도 성장하는 신흥 공업국에 한국 기업이 많이 진출해 사회간접자본(SOC) 구축에 힘써주면 좋겠다”(진타팔리 라아지아 인도 참사관)는 제언도 나왔다.

김성기 협회 부회장은 “자원국들은 플랜트 및 인프라 건설과 자원개발을 연계하는 패키지를 선호한다. 한국 플랜트 기술에 대한 신뢰를 높이면 한국의 자원외교도 수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엔 ‘한국의 개발경험과 국가 간 파트너십 강화 방안’에 관한 미래포럼이 열렸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은 “자원 부국들은 한국의 경제발전 노하우를 전수받고, 한국은 이들 국가의 인프라 구축 사업에 참여하는 상생을 도모할 때”라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1박2일 일정이다. 일행은 30일 경남 창원에서 두산중공업·성진지오텍 같은 플랜트 및 발전설비 업체를 둘러본다. 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 플랜트 수주액은 411억 달러에 달했다.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8% 늘어난 111억 달러어치를 수주해 500억 달러 올해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2012년에 1000억 달러를 돌파해 세계 5위 플랜트 수출국으로 올라서는 게 목표다.

울산=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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