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매듭과대전환>3.하버드포럼-제2주제 주제발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나는 한국전쟁 후 재건계획을 짜는 일을 맡게 됐다.이때문에 나는 한국을 세 번 방문했다.주로 부산에서 한국의 생산.투자.
조세제도.고용 등 경제에 관한 여러 가지 문서나 정보.통계수치등을 수집했다.
이를 기초로 해서 52년 유엔한국재건위원회(UNKRA)에 1차보고서를 제출했다.최종보고서는 54년 2월4일에 제출했는데 그 주요내용은 다음의 세 가지다.
첫째 한국은 자립경제를 이룩해 상당한 정도의 삶의 질을 누릴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적절한 외국의 원조와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이 이뤄진다면 한국은 경제적인 독립을 이룩할 수 있다.
둘째 서방국가들은 한국민이 경제를 재건하는 데 지원해 주어야한다.공산국가로부터 한국을 방위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셋째 경제자립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 정부가 세워져야 한다.이와 함께 산업생산을 지난 40년보다 40% 가량증가시키는 내용의 5개년계획도 함께 제출됐다.그러나 이 계획은이승만정권에서는 채택되지 않았다.한국이 급속한 경제성장을 시작한 것은 박정희정권이 들어선 다음이다.박정권 시절인 60년부터75년까지 15년동안 한국의 경제발전에 조언을 해주었다.한국의경제성장을 단순히 군사정권덕으로 돌릴 수는 없다.미얀마 등 대부분의 군사정권치하 나라들이 경제침체를 면치 못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미얀마의 경우 58년 네윈이 군사쿠데타로 정권을잡고 난 다음부터 그전까지 괜찮았던 경제상황이 나빠지기 시작했다.산업발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가 제공됐고 농업생산성 향상에도 많은 자원이 투입됐다.이를 위해 한국은 과감한 수출드라이브정책을 실시했다.한국인들의 삶의 질도 빠른 속도로 개선됐다. 한국은 젊고 유능한 경제학도들을 외국에 유학 보냈고 그들중 대부분이 다시 돌아와 일했다.다른 나라의 경우 정부가 아무리 특혜를 주더라도 다시 돌아오는 사람이 적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