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비밀조직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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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개인 무의식을 강조한 프로이트가 집단무의식을 주장한 융과 정신분석학계의 주도권을 놓고 이론투쟁을 벌이면서 비밀조직을 이끌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프로이트는 무의식을 심리과정의 중요한 요소로 보고,꿈의 해석을 통해 그것을 분석할 수 있다고 본 정신분석학의 비조로 평가받는 인물.
무의식을 정신분석의 대상으로 삼기 시작한 『무의식에 관한 논고』(1912)에서 의식에 의해 억압받을수록 무의식의 영향은 더욱 증대된다고 설명한 그는 인간정신이 의식과 무의식이라는 2중구조로 형성된 것으로 보았다.그러나 최근 독일에 서의 연구에따르면 프로이트는 이와같은 의식과 무의식의 구분을 단순히 정신분석이론에만 적용한 것이 아니었다.자신의 심복들로 무의식의 표상이라 할 수 있는 비밀조직을 구성해 융과의 공식적인 이론 대결에서 이기고자 획책했던 사실이 밝혀 진 것.
1912년 프로이트는 정신분석학자들이 결성한 「국제 정신분석학 연합(IPV)」이란 공식조직과는 별개로 자신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한 비밀 사조직을 만들었다.오토 랑크.칼 아브람.한스 작스.샌도르 페렌치.어니스트 존스 등 IPV의 중 심인물들이 참여한 이 비밀조직은 일절 밖으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그들중 몇몇은 1919년까지도 자신들이 비밀조직의 성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 조직은 결성되고 약 15년동안 존속하다 1927년 공 식조직인 IPV에 흡수됐다. 프로이트가 이 조직을 만들게 된 「무의식적」 동기는 1912년께 그의 이론적 완고함과 인격적 결함 때문에 정신분석학계에서 지도적 위치가 위협받게 되면서부터라고 한다.당시 프로이트는 융이 편집하는 『정신분석 연보』에 대항해 『치료적 심리분석국제저널』을 창간해 융학파를 비판하기 시작했다.아울러 그는 페렌치와 존을 부추겨 비밀조직을 만들게 하고 그 동료들로 하여금융을 비판하도록 조종했다.1913년 말 페렌치에게 보낸 편지에서 「사랑하는 아이에게」라고 쓰고 있 는데서 알 수 있듯이 프로이트는 무의식 조직의 구성원들을 엄격한 부정(父情)으로 묶어두었다.그러나 그 조직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융을 반대하기 위한 목적에서 출발한 이 조직은 결국 프로이트의 통제와 신경증적 강요의 희생물이 돼버린 것이다.1924년초 프로이트의 아들들 사이에 다툼이 일기 시작했다.오토 랑크와 페렌치에 반대해 칼 아브람과 어니스트 존스가 융의 서클에서 새로 발간한 잡지에글을 실었다.1927년 이 비밀 사조직은 와해와 함께 공식조직인 IPV에 흡수되고 말았다.
金蒼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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