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코스닥선 맥 못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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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주식을 사는데도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19일 현재 30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지분율도 14.3%에서 16.4%로 높아졌다. 하지만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말보다 오히려 2.8% 내린 435.96을 기록했다. 외국인들이 사면 주가도 오르고 종합주가지수도 상승하는 거래소 시장과 다른 모습이다.

이런 현상에는 우선 외국인들의 매수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점이 한가지 이유가 된다. 순매수가 30일 연속 이어지고는 있지만 올해 들어 외국인들의 순매수 금액은 6640억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부족한 규모다.

또 외국인들이 사들이는 종목들이 코스닥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다는 점도 중요한 이유다. 올해 들어 외국인의 순매수 1~3위는 NHN(1601억원).레인콤(865억원).웹젠(542억원)이다.

반면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KTF.하나로통신.옥션 등이다. 시가총액이 많고 지수 영향력이 큰 종목을 사야 코스닥지수가 오를 수 있지만, 외국인들은 이런 종목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위원은 "외국인들은 일부 유망 업종 중에서 유통물량이 많고 실적이 좋은 대표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들 종목의 지수 영향력이 크지 않아 전체 지수가 상승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업종 대표주 위주의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원은 "앞으로 특별한 상황이 없는 한 외국인 순매수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코스닥시장 우량주에 대한 선호 현상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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