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식회사 대장정] 12. "사업 잘하는 게 애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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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덩치가 크다고 해도 한국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3월 란싱그룹 런젠신 사장은 미 펜실베이니아대 워튼스쿨에서 강연하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는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2002년 월드컵 때 보여준 한국의 저력을 잊을 수 없다"면서 "한국 기업경영 시스템과 경영방식을 귀감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중국 대기업 중에선 드물게 한국인(조인자 부사장)을 중용하고 있다. 趙부사장은 "쌍용차 인수 사업이 잘못되면 任사장이 큰 타격을 받는 데도 나에게 일임했다"고 밝혔다. 그는 20년 전 중국 정부에서 1만위안을 빌려 유수의 화공그룹으로 키웠지만, 100개가 넘는 계열사 중 주식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하나뿐이다. 자회사인 종츠자동차서비스 왕장 부사장은 "이 때문에 이론적으론 정부가 언제든 사장을 갈아치울 수 있다"면서 "그러나 20년간 회사를 이만큼 키워왔기 때문에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任사장이 주식에 개의치 않는 것은 '사업을 잘해 나라에 보답한다(興業報國)'라는 경영철학 때문이라고 란싱 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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