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드라마 정상제작 "삐걱"-주연인물 이미지나빠 출연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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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정치드라마는 한국적 현실에서는 역시 어려운 것인가.
10월 방송될 MBC 『제4공화국』과 SBS 『코리아게이트』가 이미지 악화를 우려한 연기자들의 출연기피로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동일소재의 두 드라마는 끊임없이 상대를 의식해야 하는경쟁구도도 부담으로 작용해 여느 드라마와 달리 「3중고」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우선 『코리아…』에서 전두환역을 맡은 정한용은 홍보용사진까지찍었지만 4일 출연중단을 선언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새정치국민회의 발기인인 그는 『야당탤런트로 전두환역을 맡는 게 「화합」이미지를 줄 것 같아 응했으나 고무가죽 머리분장이 캐릭터를 희화화할 우려가 큰데다 연기를 충실히 해봤자 독재자를미화한다는 비난을 받을 것 같아 출연을 포기했다 』고 밝혔다.
또 『제4공화국』에서 연희동 민마담.보광동 신마담역으로 「요정정치」시대를 재현키로 했던 김창숙.박정수도 『실존인물로서 여러 정치인과 관계를 맺고 정치인들 술자리에 젊은 여성들을 합석시키는등 소문이 나쁜 배역이어서 배우로서의 이미지 악화가 우려된다』며 출연을 거부했다.
이와함께 드라마는 실존해있는 당시 관계자들로부터 예상되는 「간섭」을 피하기 위해 대본의 외부유출을 막는 등 보안유지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4공화국』은 연기자들에게만 대본을 나눠준 뒤 연습이 끝나면 전량 회수해 유출을 막고 있으며 『코리아…』도 크랭크인 직전에야 대본을 인쇄해 배부하는 조심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두 드라마 제작진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먹느냐,먹히느냐」는 양극적 대결구도 그 자체.
소재.인물이 동일한만큼 상대방을 누르지 않고는 제대로 시청률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인식아래 팽팽한 긴장상태를 보이고 있다.
특히 두 드라마는 처음부터 기선을 잡기위해 10.26궁정동만찬으로 첫 무대를 꾸미기로 해 어느 쪽이 역사의 진실에 근접한연출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드라마는 10월부터 토.일요일 주2회 주말연속극으로 「맞불편성」될 계획이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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