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밀려난 한국 골퍼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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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자연이 이겼다.

24일 악명 높은 제주의 바람 속에서 벌어진 KPGA 투어 토마토저축은행 오픈 1라운드와 KLPGA 투어 MC스퀘어컵 2라운드에서 한 명도 자연과의 싸움에서 이기지 못했다. 남자대회에 나간 140명, 여자대회에 나간 110명, 합쳐 250명 모두 오버파를 쳤다. 자연이 최고의 골퍼를 상대로 퍼펙트 게임을 한 셈이다.

세인트포 골프장에서 열린 남자대회에서 가장 좋은 스코어는 1오버파다. 강성훈(신한은행), 김형성(삼화저축은행) 등 7명이 기록했다. KPGA에서 언더파 스코어가 나오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맞바람이 분 11번홀(파4·486야드)에서 매우 잘 맞은 드라이브샷이 220야드 정도 나갔다. 이 홀에서 흔치 않은 파를 기록한 김상기(삼화저축은행)는 “두 번째 샷도 드라이버를 잡아 파세이브에 성공했다”며 허탈해했다.

크라운 골프장에서 벌어진 여자대회에선 지존 신지애(하이마트)도 6오버파 78타를 쳤다. 이날 가장 좋은 스코어는 2오버파, 가장 나쁜 스코어는 16오버파다. 평균 타수는 79.41타. 선수들은 “바람이 센 데다 도저히 방향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선두는 중간 합계 4오버파인 김보배(벤호건) 등 3명이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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