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교포가수 최건 미국경연 대성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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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폭발적인 록 음악으로 중국대륙을 휩쓴 연변교포3세 최건(崔健.34.사진)이 록의 본고장 미국에 성공적으로 입성했다.
26일 샌프란시스코의 한 콘서트 홀에서 시작된 그의 밴드 「아도」의 미국순회공연이 연일 성황을 이루고 있다.
뉴욕.보스턴 등에서 계속 공연을 벌이게 되는 최건은 차이나타운에서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에게도 시선을 집중시켜 노랫말을 영어로 바꿀 경우 단번에 미국 진출에 성공하는 첫 중국 로커가 될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홍콩과 동남아는 물론 영국 등 유럽 무대에서도 성황을 이뤘던최건은 그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선 뒤늦게 데뷔,미국 팝계의 집중 조명을 받고있다.
더구나 전성기의 정통 록 음악에 비견되는 기타연주와 강력한 목소리에다 60년대말 젊은이들의 저항 운동을 연상시키는 메시지로 미국 관객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최건의 이번 미국 공연은 음악계의 화제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상징적 의미를 띤다.
미국측은 중국 젊은이들에게 최고의 우상으로 군림하고 있는 최건의 미국 공연이 미국.중국의 문화적인 교류 차원을 넘어 외교적인 성과도 올릴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인권문제 및 대만과의 관계로 인해 악화된 미.중 관계를록 음악을 매개로 다시 이어주는 한편, 소련과 동구권의 개방에서처럼 록 음악이 젊은층으로부터 개혁의 물결을 일으키는 구심점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해적판 음반 판매만도 4천만장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최건의 인기는 아직 사회주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중국체제를 밑으로부터 개방시키는 데 강력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건이 「천안문 사태」를 다룬 『最後一槍』을 91년 발표한 이래 중국 당국에 의해 TV출연이 금지되고 번번이 공연이취소되는 등 탄압받는 대중 스타라는 점에서 미국에선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정작 최건 자신은 샌프란시스코 공연에서 저항적인메시지를 담은 자신의 노래에 대해 『정치적인 의미를 띠는 것이아니라 단지 시대적인 진실을 담으려고 노력하는 것일 뿐』이라며중립적인 록 음악인임을 강조했다.
미국 공연 성공의 여세를 몰아 최건은 오는 10월 「할아버지의 나라」한국에서도 최초의 공연을 펼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蔡奎振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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