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나체시위 계획에 中 골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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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천안문(天安門)앞을 걸어가던 여성들이 갑자기 옷을 벗어 던진채 나체로 행진을 하려 할 경우 어떻게 이를 막을수 있을까.
베이징(北京)에서 개막된 세계여성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일부 여성단체들이 나체행진을 암암리에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가 나돌면서 중국당국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아직까지도 여체(女體)에 관한 한 유교사상에 뿌리를 둔 보수적 관념이 지배적인 중국에서 대낮에 상당수 여성들이 나체행진을하는 것을 그대로 두고보기엔 찜찜하고 또 국내법상 이를 허용치않고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중국당국이 성역(聖 域)으로 여기고있는 마오쩌둥(毛澤東)주석의 초상화가 걸린 천안문 앞에서 인권문제등 민감한 정치적 이슈를 내건 나체시위가 발생한다는 것은 더욱 견딜수 없는 노릇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조직위를 난처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인권문제.나체시위대에 대한 강제해산등 강제성을 띤 조치들을 강구할 경우 세계의이목이 집중돼 있는 시점에 인권침해 시비가 일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조직위측은 궁여지책으로『나체행진을 허용은 하겠지만 극히 제한된 범위내에서 허용할 것』(王莉莉조직위국제부)이라고 밝히고 있다.나체시위를 하더라도 베이징은 피하고 제발 중국인들의접근이 통제된 NGO포럼개최장소인 화이로우(懷柔 )에서 해달라는 절충안인 셈이다.
[北京=文日鉉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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