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철학 연구 80년대이후 크게 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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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시기는 선진(先秦),대상인물은 공맹(孔孟),텍스트는 역경(易經),주제는 인간관 내지 인생관.광복 50주년을 맞아 김교빈(金敎斌)호서대 철학과교수가 짚어본 국내 중국철학연구의 주요 흐름이다. 金교수는 최근 한국중국학회(회장 金병채)주최로 열린「제15차 중국학 국제학술대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해방이후 한국의 중국철학 연구동향과 전망」을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이는 50년간의 중국철학관련 학술논문 1천6백36편의 제목을 대상시기.인물.주제.타학문과의 연관.텍스트별의 다섯가지로 분석한 결과 드러난 경향.
金교수의 조사에 따르면 秦나라 이전시기에 관한 연구가 일반논문의 60%,학위논문의 61%로 절반이 넘었으며 송대(宋代),한-당(漢-唐),현대철학연구가 그 뒤를 잇고 있다.특히 연구논문 60편중 55%인 33편이 90년이후 나왔을 만큼 90년대들어 현대중국철학연구가 붐을 이뤄 明.淸근대연구를 앞지르고 있는데 이는 韓中수교가 한 계기가 됐다는 것이 金교수의 분석이다. 또 대상인물을 보면 논문 8백51편에서 모두 79명의 사상을 다루었는데 그 비율이 10%이상인 사람은 일반논문에선 공자.맹자.노자(老子).장자(莊子).주희(朱熹)5명이고,학위논문에선 공자.맹자.노자.장자 4명뿐이었다.그러나 80년 대 들어 연구자가 늘어나는데 맞추어 대상인물도 다양화하는 추세를 보여 천두슈(陳獨秀).마오쩌둥(毛澤東)연구가 나타나고,90년대엔 덩샤오핑(鄧小平)관련논문까지 등장하고 있다.
연구주제별로 1천49편의 일반.학술논문을 분석한 결과 일반논문의 경우 인간관 또는 인생관을 주제로 한 것이 80편으로 전체의 10%를 차지해 최다였으며 학위논문에선 도(道)관련 30편(8.5%),천(天)관련 24편(6.8%),인간 관관련 23편(6.5%)순으로 집계됐다.이와 관련,金교수는 연구주제도 90년대 들어 사회주의나 진화론 수용과정등 변화가 일고 있으며 특히 현대 신유가(新儒家)등에 관한 논문은 중국과 별로 시차가없어 우리 학계의 대응력이 빨라졌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한편연구텍스트를 보면 역경.중용(中庸)이 각각 31%,29%로 전체의 절반을 넘는 반면 서경(書經).춘추(春秋).시경(詩經)에관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이런 분석결과를 종합해 金교수는 국내의 중국철학연구가 50년대 중반까지 불모지를 거쳐 60년대 기틀을 잡아 70년대까지는 맥을 이어오는정도에 그쳤으나 80년대이후 양적.질적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그 장래를 낙관했다.
金成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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