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해태-삼성 4연전 첫날 해태가 삼성 이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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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달아오를대로 달아오른 해태와 삼성의 멋진 4위다툼 맞대결 첫판은 삼성수비진의 어이없는 플레이로 싱겁게 식어버리고 말았다(29일.광주).〈관계기사 38面〉 2-2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말 해태 선두타자 홍현우(洪弦佑)가 우전안타로 출루,실마리를 풀었다.
그러나 다음타자 박재용(朴在容)의 타석 3구째 어이없는 해프닝이 벌어지고 말았다.朴이 방망이를 휘두르고 공이 뒤로 빠진 순간 삼성 포수 임채영(林菜永)은 파울인줄 알고 느긋하게 1루주자 홍현우가 3루까지 진루하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뒤늦게 삼성 우용득(禹龍得)감독이 항의해보았지만 포수의 미트를 스치고 빠졌다는 것이 최종 결론.
결국 박재용은 4구째를 전진수비하는 삼성 1루수 옆을 빠지는우전안타로 3루주자를 불러들여 결승점을 뽑았다.삼성은 수비진의느슨한 플레이로 다잡은 경기를 놓친 셈이 되고 말았다.
해태는 삼성선발 오봉옥(吳奉玉)의 「너무 잘 하려는 과욕」에서부터 득점의 물꼬를 텄다.
6회말 4구와 박재용의 우전안타로 만들어진 1사 1,3루 해태의 기회.해태 6번 이경복(李京福)은 투수 옆을 스치는 강한타구를 날렸다.잘맞긴 했지만 가만히 놓아뒀으면 2루수가 처리할수 있었던 병살타성 타구.
그러나 타구는 삼성투수 오봉옥의 글러브를 퉁겨 힘을 잃고 방향마저 바뀌며 더블플레이를 불가능하게 만들었고,3루주자 홍현우는 여유있게 홈을 밟을 수 있었다.
더욱이 2루수 강기웅(姜起雄)의 송구로 1루주자를 잡은 삼성유격수 유중일(柳仲逸)은 타자를 잡기 위해 서두르다 1루에 악송구,타자마저 2루에 보내는 우를 범했다.
결국 2회초 첫타석에서 시즌 18번째 병살타로 한시즌 개인 최다 타이기록을 세운 이순철(李順喆)은 우익수앞 안타로 2루주자를 불러들여 체면을 살렸다.
삼성은 2-0으로 뒤진 9회초 1사 2루에서 고졸신인 이승엽(李承燁)이 8회부터 선발 조계현(趙啓顯)을 구원한 이대진(李大振)으로부터 동점홈런을 뿜어내 승기를 잡았지만 결국 어이없이한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광주=金弘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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