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노약자 위한 나눔의 숲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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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춘천 안마산 입구에 조성된 나눔의 숲. 나무를 심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엉성하지만 산벚나무 조팝나무, 수수꽃다리가 꽃을 피웠다. 조망테크에서는 춘천시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춘천시 석사동 안마산은 해발 300m에 경사가 급하지 않아 오르기 쉽고, 정상에서 바라본 경관이 좋아 시민이 많이 찾는 산이다. 이 산 입구에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나눔의 숲이 생겼다. 춘천생명의숲이 산림청 녹색자금 1억8000만원을 지원받아 조성한 숲으로 식목일인 지난 5일 나무심기를 끝으로 일단 공사를 마쳤다.

나눔의 숲은 보는 숲을 넘어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기존 숲 이외에 산벚나무, 전나무, 고로쇠나무, 자작나무, 잣나무 숲이 조성됐다. 이외에 철쭉 좀작살나무 말발돌이 연산홍 등 모두 10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1만㎡ 규모에 조성된 숲은 계절에 따라 투과 광량이 다른 것을 활용, 숲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나무의 크기가 작아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세월이 흘러 줄기가 굵어지고 가지와 잎이 무성해져 어느 정도 숲의 모습이 갖춰져야 가능할 전망이다.

숲은 장애인과 노약자는 물론 유모차 이용자가 큰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숲을 지그재그로 가로 지르는 길이 300m의 길은 경사 8~10도를 유지했다. 길 옆에는 안전 로프를 설치했고, 굴곡진 곳마다 쉬어 갈 수 있도록 의자를 배치했다.

나눔의 숲은 장애인만이 이용할 수 있는 주차장, 휴식과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광장, 휴식과 만남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조망데크, 다양한 나무와 숲의 특징을 체험하는 체험의 숲, 안마산의 원래 나무를 볼 수 있는 관찰의 숲으로 구성됐다. 조망데크에서는 춘천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춘천생명의 숲은 5월부터 이곳에서 숲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테마 숲이기에 장애인학교와 양노원 등의 시설에 안내 공문을 보냈다. 프로그램은 시각장애인의 경우 촉감이나 냄새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장애 정도에 따라 차이를 둬 구성할 계획이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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