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힐러리 대결 펜실베이니아서 끝장날까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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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호 14면

22일 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실시된다. 158명의 대의원이 걸려 있다. 펜실베이니아는 2000년부터 제조업 일자리의 4분의 1이 사라진 지역이다. 각종 여론조사는 힐러리의 승리를 점친다. 문제는 승리의 폭이다. 18일 현재 3∼4% 포인트 앞설 뿐이다. 대의원 수로는 몇 명 되지 않는다. ‘턱걸이 승리’라면 사퇴 압력이 가중되고 정치자금 유입도 둔화될 것이다.

힐러리는 지금까지 대의원 확보 경쟁에서 1507명 대 1645명(AP 집계 기준)으로 버락 오바마 후보에게 뒤지고 있다. 오바마와 같은 수의 대의원을 확보하려면 마지막 경선이 실시되는 6월 3일까지 8개 주와 괌·푸에르토리코에서 65% 안팎의 득표율로 계속 이겨야 한다. 이는 힐러리가 아칸소주에서 딱 한 번 달성한 지지율이다. 그러나 뉴스위크의 여론조사에서 힐러리의 지지율은 35% 대 54%로 오바마에게 19%포인트나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힐러리로선 수퍼 대의원(선출직 정치인 및 당 고위 간부)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수퍼 대의원 795명 중 250~300명이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을 움직이려면 오바마가 스스로 무너지거나 그에게 치명상을 입혀야 한다.

힐러리는 16일 ABC TV토론에서 오바마의 말실수와 악재들을 물고 늘어졌다. 무려 21번째 토론이었다. 당내 경선 과정에서 가장 많은 1070만 명의 시청자가 지켜봤다. 오바마는 수세에 몰렸지만 치명상을 입지는 않았다. 네거티브 공방이 거듭되자 시청자들은 이를 방치한 사회자들에게 화살을 겨눴다. 오바마는 TV토론 후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미국 정치의 문제는 말 한마디 잘못하면 죽도록 두들겨 팬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점차 짜증을 내고 있다. 세컨드라이프라는 웹사이트에선 오바마·힐러리 지지자 간에 아바타를 앞장세워 ‘사이버 폭력’을 휘두르는 일까지 벌어졌다. 민주당원들에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사실상 공화당 후보가 된 존 매케인 후보의 지지율이 제자리걸음을 한다는 사실이다. 매케인은 18일 지난해 소득이 42만 달러라고 공개했다. 그러나 재산이 1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되는 부인의 소득을 공개치 않아 “위선적”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힐러리는 과연 22일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것인가. 민주당은 그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주
14일 이탈리아 총선서 우파연합 압승
15일 푸틴 대통령, 통합러시아당 의장직 수락

▶이번주
21일 미국·멕시코·캐나다 연례 정상회담 개막
25일 중국·유럽연합(EU)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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