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지방 몇곳에 특목고 삼성이 설립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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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이 삼성전자가 지방에 특수목적고를 위한 부지를 조성하고, 필요하면 특목고도 직접 설립할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尹부회장은 18일 오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본사 후원'코리아리더스포럼'에 참석, 주제발표를 통해 "천안 등 지방도시 몇 곳에 부지를 마련, 외고나 특목고 단지용으로 개발할 계획"이라며 "천안 같은 곳은 1만~2만평 규모의 대단지로 개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직접 설립할 수도 있고, 우리뿐 아니라 원하는 이들이 이곳에 학교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尹부회장은 "지방에 공장을 세울 때 가장 큰 애로점은 뛰어난 인재들이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전경련이 제안한 '기업도시' 후보지가 수도권으로 몰리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패널로 참석한 LG화학 노기호 사장도 "우수 이공계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수도권 집중과 기업의 투자부담으로 연결된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촉구했다. LG필립스LCD 파주 공장의 경우 기존 구미 공장 토지구입비(평당 40만원)의 두 배인 평당 82만원이 들었다는 것이다. 盧사장은 "삼성전자도 아산시 탕정면에 LCD 복합단지를 건설하는 데 평당 70여만원을 땅값으로 쓴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尹부회장과 盧사장.최정규 매킨지 공동대표 등 참석자들은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 육성과 교육 평준화 등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尹부회장은 "삼성전자가 연구.개발(R&D)에 1년에 4조원 투자하는데, 정부가 성장동력 산업에 연간 4000억원 투자한다고 성과가 날 리 만무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10대 성장산업 대부분이 고용증가 효과가 작은 정보기술(IT) 부문에 집중돼 있어 일자리 늘리는 데도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盧사장도 "10대 성장동력 산업 때문에 모든 자원이 그쪽으로 집중되면 굴뚝산업이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 평준화에 대해 尹부회장은 "현재의 평준화는 우수한 사람들에게는 불평등"이라며 "천재급의 인재가 몇만명을 먹여살리는 지식사회 시스템과 어긋난다"고 말했다. 崔대표는 "이공계 인력은 많지만 우수한 인력이 없는 수급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라며 "20년간 배운 것을 500원짜리 메모리칩 하나에 담으면 되는 '500원짜리 인간'을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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