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포로 염색도 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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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면

창포·누에코치·하수오·오징어 먹물 등
친환경 성분으로 만든 염색약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눈이나 두피가 따갑거나 머리카락이 더 빠지는 현상…. 머리 염색을 해본 사람들은 한 번쯤 경험해 본 적이 있다. 하물며 시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검은 색을 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화학성분 때문이다.

요즘 나오는 염색약은 ‘겔+크림’ 타입이다. 1제와 2제를 혼합해 빗으로 빗듯 바르고 일정 시간 후 간단히 씻으면 된다. 과거 샴푸형과는 달리 흘러내리지도 않아 편리하다.

그러나 이들 새 염색약도 검은색을 내기 위해 필요한 화학성분 PPD(파라 페닐렌디아민), 불쾌한 냄새와 두통, 눈 시림 현상을 유발하는 암모니아 문제 등은 해결하지 못했다. 암모니아는 염색 성분이 머리카락에 잘 흡수되도록 흡수 부위를 넓혀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부작용을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 원료나 천연 성분으로 만든 염색약이 잇따라 개발돼 나오고 있다. 창포·하수오 등 식물추출액은 물론 누에고치나 오징어먹물을 이용한 염색약도 나왔다.

중외제약은 최근 염모제 ‘창포엔’을 내놨다. 창포엔은 암모니아와 PPD를 함유하지 않은 친환경 염모제라고 회사 측은 소개한다. 1제와 2제가 낮은 온도에서도 매우 빠르고 간편하게 혼합된다. 투명한 겔 타입의 제형으로 염모제가 피부에 묻은 경우에도 샴푸로 간단히 씻어낼 수 있다. 암모니아 성분을 모발 구성 성분인 단백질로 대체했다. 지하 120m의 천연 암반수를 원수로 사용하고 천연의 피톤치드를 함유하고 있다고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1588-2675.

동성제약은 ‘훼미닌실키’를 선보이고 있다.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실크 단백질과 양모 단백질이 함유됐다. 머리카락은 일반적으로 수소이온농도(PH)가 4.5~5.5로 약산성이다. 기존 염색약은 강한 알칼리 상태에서 모발을 팽창시켜 염료를 침투시키며 이 과정에 모발을 손상하고 두피를 자극한다. 이 염모제는 실크 단백질 덕분에 PH 6.5~6.9의 중성이어서 모발과 피부 자극을 줄였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월드코스메틱은 샴푸타입의 간편 염모제 ‘수화연’을 내놓고 있다. 식물성 천연 염색제도 하수오의 덩이뿌리 자연추출성분으로 만들었다. 암모니아 냄새가 거의 없고 눈이 따갑지 않으며 잦은 염색에도 모발 손상을 줄일 수 있다. 피부에는 전혀 묻어나지 않고 머리카락에만 염착된다고 회사 관계자는 말했다.

오징어먹물을 이용한 염색약도 나왔다. 오징어 먹물은 사람의 모발 속과 매우 유사한 분자구조를 가진 멜라닌 색소가 함유 되었다. 화학염료에 비해 모발에 색소 침착이 용이하다. 무엇보다 모발 손상을 획기적으로 줄일수 있다.

넥슨상사의 ‘다보 스퀴드 트리트먼트 헤어칼라’와 LG생활건강의 ‘샴푸하듯 쉽게 혼자 하는 염색’도 있다. LG생건 제품은 샴푸하듯 모발 구석구석 발라주고 5분 정도 기다리다 씻어내면 염색이 완성되는 제품이다.

조용현 객원기자 jowas@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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