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곳지금은>중구 정동 배재학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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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덕수궁이 내려다보이는 서울중구정동34의16 정동언덕에 위치했던 배재학당(培材學堂)은 1885년8월 벽안의 미국인 선교사 헨리 아펜젤러 목사가 세운 최초의 사학이다.이 학교는 개교 첫해에 단 두명의 댕기머리 학생에게 천자문 대신 알 파벳.물리학등 新학문을 가르친 이래 5만명 이상의 졸업생을 배출,한국 최고(最古)의 명문사학으로 발전했다.
「유용한 인재를 기르고 가르친다(培養營材)」는 뜻의 교명(校名)은 고종이 직접 지어 하사했으며 이름 그대로 개교이래 이승만(李承晩)대통령등 기라성같은 인물들을 배출했다.
평준화 이후 배재중.고로 맥을 이었던 배재의 정동시대는 개교99년되던 84년2월 막을 내렸으며 지금은 강동구 고덕동으로 이전했다.배재가 새보금자리를 찾아 떠난 뒤 개화1번지로 불렸던정동 옛 교정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서울 도심의 마지막 노른자위로 불리는 옛 학교부지 8천평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설정됐으며 이중 2천4백평은 유료주차장으로 변모했다.또 미국계 체이스맨해튼은행이 들어서 현재는 학교건물 외관만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붉은 벽돌로 구한 말에 지어져고종이 하사한 편액이 걸려있던 강당,학생들이 공부하던 동관.서관을 비롯해 60년대 지어진 철근콘크리트건물인 아펜젤러관등 네개동은 각종 무역회사.출판사 사무실로 쓰이고 있다.
奉華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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