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우주인 이소연 ‘피부 노화 빨라질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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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산화 화장품을 사용하고 있는 우주인들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 10일간의 우주실험을 위해 지난 8일 지구를 떠나 우주에 머물고 있다. 그녀의 피부는 우주 체류 중 상당히 노화될 것이라는 이채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CNP차앤박 피부과 차미경 원장은 “이는 우주 생활 중 이 씨의 피부가 활성산소의 공격을 많이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우주 생활 중 우주복을 입는다. 우주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중력 및 산소 조절이 가능하도록 만든 특수 여압복이다. 우주복 안은 100% 산소로 채워진다. 우주비행사들은 우주선이 출발하기 몇 시간 전부터 순수한 산소로 호흡한다. 피 속에 녹아 있는 질소를 완전히 빼내기 위해서이다. 혈중 질소가 우주에서 기화돼 혈액 속에 공기방울을 만들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산소가 문제다. 산소는 생명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성분이지만 지나치면 우리 피부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차 원장은 말한다.

“피부 노화의 가장 큰 원인은 활성산소다. 지구의 대기는 산소 20%와 질소 80%로 채워져 있다. 반면에 우주복은 100% 산소로 채워져 있어 우주생활을 하면 지구에서보다 더 많은 활성산소가 생긴다. 활성산소는 유해산소라고 불린다. 정상세포를 파괴해 노화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활성산소와 노화와의 관계는 쇠못이 공기중의 산소와 만나 녹이 스는 산화 과정과 같다.”

차 원장은 산소에는 야누스의 두 가지 얼굴이 있다고 말한다. 혈관을 따라 몸 구석구석 퍼지면서 생명체가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역할을 한다. 산소는 그러나 우리 몸에 들어와 혈관을 따라 운반되는 과정, 음식물 소화 등 체내 대사 과정에 불안정한 상태로 변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 몸을 공격하는 활성산소다. 현대인의 질병의 90% 정도가 활성산소 때문이라고 한다.

몸속에서 발생한 산소는 피부에도 영향을 미친다. 활성산소가 세포막을 공격하면 리포푸신이라는 대사성 쓰레기 물질이 나온다. 이는 DNA·RNA 합성, 단백질 합성을 방해하고 중요한 화학적 대사과정에 필요한 세포효소를 파괴한다.

활성산소로 인한 손상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돼 사망할 때까지 지속된다. 젊은 나이에는 신체가 광범위한 회복·대사 능력을 갖고 있어 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그로 인한 손상이 늘어나고 그에 대항하는 항산화 능력도 떨어져 세포는 노화한다.

활성산소는 또 우리 몸을 자외선에 더 노출시켜 멜라닌 색소를 생기게 하고 기미·주근깨의 원인이 된다. 피부를 구성하고 있는 콜라겐을 산화하고 이로 인해 피부는 탄력을 잃게 돼 주름이 생기는 것이다.

이소연씨가 노화를 방지하고 싶다면 귀환 후 먼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차 원장은 지적한다. 활성산소를 없애는 과정을 항산화라고 한다. 우리 몸은 활성산소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이를 무해물질로 바꾸는 항산화 효소도 함께 가지고 있다. 하지만 공해나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자체적인 항산화 효소만으로 건강을 지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노화 예방을 위해서는 항산화 효소가 풍부한 음식과 화장품을 통해 항산화 성분을 충분히 체내에 공급해야 한다. 열무·피망·시금치·딸기·오렌지·사과 등 과채류를 많이 섭취하자. 눈가·입가 등 예민하여 주름지기 쉬운 부위에 고농축 아이·영양크림을 펴 바른 후 1주일에 한두 차례 마사지 해주면 좋다고 차 원장은 말했다.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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