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농업 현주소-집단주의 생산방식 강조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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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만성적인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은 선전 화보집 『조선』최근호에 평양시 만경대구역 국영농장의 만경대분장(分場)을 시범농장으로 소개,마치 농업분야가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처럼 보도했다.
이 농장은 김일성(金日成)의 유훈에 따라 지난해 12월 생산수단의 협동적 소유에 기초한 협동농장에서 「전민소유제 농장」으로바뀌었다.
화보집을 통해 북한당국이 이 농장의 성과로 자랑한 것은 이런것들이다.올해 농장의 토지정리를 보름이나 앞당겨 끝내고 거름을작년보다 정보당 10씩 더 생산했다는 것이다.농기업관리에도 성과를 올려 금년초부터 모든 영농공정이 계획적으 로 진행돼 농산4작업반은 모내기가 시작된지 1주일도 못돼 2개분조가 끝냈다고한다.그러나 선전사진엔 이와는 거리가 먼 몇가지 힌트가 숨겨져있다.우선 농업노동자의 다수가 부녀자와 장년층이라는 점이다.청년들은 군대에 나가거나 탄광.광산 등에 집단배치돼 농촌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그러나 북한은 만성적인 식량부족하에서도 여전히 집단을 강조한다.
우리 정부가 베이징(北京) 쌀회담에서 북한에 비료.농약을 제공하거나 종자개량 등 농업분야에서의 지원의사를 밝힌 바 있으나전문가들은 그같은 지원으로 농업위기가 치유될지에 의문을 갖는다. 북한의 농업부진은 쌀의 밀식과 옥수수의 연작에 의한 토지의피폐,병충해의 증가,비료부족,농기계의 연료부족,전력부족,그리고집단농사로 인한 농민의 의욕감퇴가 뒤섞인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兪英九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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