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무르익는 대화합 정치-대통령임기 중반기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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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화합의 정치가 다가온다.알게 모르게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분위기다.
정부는 이미 특별 사면.복권을 단행한바 있다.舊여권인사 대부분이 포함됐다.집권 민주계로선 정적(政敵)이랄수 있는 사람들도들어갔다.당초엔 정치사면은 안하다는 입장이었다.박철언(朴哲彦).박태준(朴泰俊)씨는 풀어주지 않을것 같았다.그 럼에도 정부로서는 용단을 내린 것이다.舊여권과의 화합을 위해서였다.민자당은복권인사 일부의 재영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舊정권 인사들의 복권 뿐 아니라 그들을 민자당에 끌어들일 생각까지 하고 이름까지 거명되고 있다.
정권초기에는 생각도 못했던 얘기다.
그런가하면 대규모 일반사면이 준비중이다.해방이후 최대 규모가될 것같다.대상자가 연인원 1천만명은 될 것같다.경범죄 처벌법위반자만 연인원 9백50만명이다.국민 대화합차원의 조치임은 물론이다. 그뿐만이 아니다.정부는 재계와의 화해에도 적극적이다.
그동안은 불편한 관계였다.집권이후 지금까지 몇몇 재벌이 사법조치를 당한바 있다.개혁바람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몇몇 기업 총수가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독대했다.기업총수와의 독대는 정말이지 오랜만이다.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명예회장과는 지난 10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두사람의만남은 근3년6개월만이다.절대로 풀어지지 않을 사이처럼 여겨진관계다.그러나 슬며시 녹아내렸다.
야당과의 관계에서도 다른 조짐들이 보인다.야당총재들과의 청와대 회동이 모색되고 있다.가급적이면 긴장은 피하려는 기색이다.
방향은 분명하다.화합의 정치를 해보려는 것이다.金대통령도 명시적으로 화합정치를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아마도 임기중반이 되는 25일께가 될 것같다.
여권의 화합정치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앞으로 보면 총선 때문이다.뒤로 보면 지난 지방선거 패배때문이다.지난 선거는 여권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주었다.
다음 총선을 생각하면 우선 범여권의 결속이 필요하다.최소한 더이상의 이탈은 막아야 한다.지금은 여권의 분화조짐이 극에 달해있는 상태다.잘못하다간 정권 재창출도 어려워질지 모르는 상황이다.화합정치는 이를 타개키 위한 방책일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 상황론적 분석이다.집권 민주계는 집권초에이른바 정국운영프로그램을 만들어 놓은바 있다.거기에도 임기중반부터는 화합정치를 하기로 되어있다.대사면도 당초 계획에 있었다. 따라서 비단 지방선거의 패배가 아니라도 흐름은 잡혀있었다.
다만 집권 민주계로선 이같은 흐름이 개혁의 후퇴로 비쳐질까 경계하고 있다.사실 개혁의 후퇴도 아니다.
그래서 개혁의 지속적인 추진도 아울러 강조될 것이다.금융실명제의 보완에 정부가 소극적인 것도 그때문이다.
화합의 정치는 정국주도세력의 변화를 예고한다.민주계가 배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민주계의 독주는 앞으로 다시 보기 어려울 것같다. 김윤환(金潤煥)총장의 민자당 대표 기용설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李年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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